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배우는 창조적 디자인 경영
이병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무언가 소유하기를 소망할 때 무조건 좋은 것이면 된다는 생각이 지금껏 나를 지배 했었다. 그러나 그 좋은 것이라는 광범위한 개념 속에서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일까. 한가지 예를 들어 내가 갖고 싶은 것이 핸드폰이라고 하자. 핸드폰을 만든 회사나 새로운 기능은 다음에 따져 보더라도 어떤 핸드폰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에 마음을 먼저 뺏길 것이다. 최신형 중에서도 예쁜 것을 갖고 싶은 마음.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잠재 된 욕망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왕이면 기능도 좋고 오랫동안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을 소유하고 있는 제품. 그런 제품이라면 당연히 마음이 가지 않겠는가.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핸드폰을 통해 소유욕 속에 잠재하는 겉모습의 비중을 꺼내보고 싶었다. 이제까지 디자인은 나의 일상 속에서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디자인은 결코 거리가 먼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어쩌면 디자인의 홍수 속에서 충분히 만끽하면서도 표면적인 느낌은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친숙하면서도 꺼내보지 않는 것이 많기에 그것이 디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런 디자인이 부각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디자인이 경영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일본의 한 동물원과 만나며 잠재되어 있는 디자인의 매력 속으로 빠져 보도록 하자.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시에 위치한 소규모의 동물원이다. 동물이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고 희귀한 동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일본에서 최고의 동물원이라는 찬사를 듣는 곳이 됐다. 폐원 직전까지 갔던 동물원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그곳에서 경영의 전략까지 발견한 것일까. 바로 다른 동물원과는 다는 차별화 된 전시 덕분이었다. 그동안 사람들이 동물들을 지켜 봤다면 동물들이 사람을 지켜보는 행동전시를 비롯해 동물들의 야성이 퇴보되지 않은 습성을 최대한 살린 전시 때문이었다. 동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관람객들은 편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동물원 직원들과 아사히카와 시의 투자가 잘 맞물려 이룬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분명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회생이 독특한 전시 즉, 차별화 된 디자인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단순히 디자인의 변화를 꿰해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30여년이 넘도록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몸담아 온 고스케 마사오 동물원장은 동물원의 변화를 지켜보고 지금의 동물원을 이룩한 산 증인이다. 그는 결코 동물전시의 변화만이 지금의 동물원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속 되었던 학습회와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사육사들의 열정과 끈기가 최고의 동물원을 만든 힘이라고 했다. 폐원의 위기를 기회로 삼고, 공무원의 직분이 아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동물원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육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단순히 디자인의 변화로 최고의 동물원이 되었다고 착각하며 겉모습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경험과 과정을 통해 속이 알차게 채워져 있었기에 변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스케 마사오 동물원장은 디자인 경영에 생소한 반응을 보였지만 스스로가 그런 변화를 다져왔다는 사실에 겸손한 모습이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수 많은 디자인을 흡수하면서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처럼 고스케 마사오 동물원장도 숨은 잠재력을 지닌 인물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기에 우리가 누리고 있는 수 많은 것들 속에서 편리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인간과 인간이 어우러지고 경험에서 나오는 독창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경영도 마찬가지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장점을 배워간다면, 인간미가 묻어나는 살아있는 경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거기에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니 그런 잠재력을 지닌 인재들을 발굴하고 밑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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