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센스 영어 Sense English - 영어울렁증 완전극복처방전
조영민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영어하면 입에 거품 물고 열변을 토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알듯말듯, 할듯말듯 줄다리기를 10년이상 해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여서 할말은 많지만 푸념을 늘어놓는 것도 이젠 지친다. 결론은 나의 의지가 부족한거고, 열심히 하지 않은거고, 흥미로운 교제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소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울렁증도 못 느낄만큼 영어와 담을 쌓고 있는 중이다. 비영어권 국가니, 영어를 공부라 생각해서 못한다느니 말은 청산유수처럼 해도 영어가 골치아픈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담을 쌓고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는 찝찝함. 그게 영어가 내게 주는 숙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게 되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워낙에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게 현실이고 그 책들 가운데 무엇을 골라서 읽어야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럼에게 이런 책을 들춰 보는 것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이라도 없애 보고자 하는 얄팍한 마음이 내포되어 있어서이다. 그런 나의 생각에 부응하듯 이 책의 구성은 머리 아프게 전개되지 않는다. 쉼 없이 센스를 발휘 하라고 말하지만 그 센스라는 것도 지나친 것을 강요하는 게 아니다. 중학교때 부터(나의 세대에서 생각할때. 벌써 이렇게 나이가 ㅡ.ㅡ;)배워온 영어에 대한 틀을 조금씩 벗겨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대한 오류를 주로 말하고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나의 생각이 바뀌어지지가 않았다. 중학교 때라면 약 10년전이 되는데 그때 내 머릿속에 각인된 것을 벗겨 낸다는 것은 새롭게 배우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분명 내가 잘못 알고 있어서 고치려는 것 뿐인대도 이렇게 힘이 드니 영어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반복학습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에 대한 센스는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성질이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책의 목록을 다시한번 살펴보면 나의 혼란을 조금은 감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분명 자주 쓰는 단어와 전치사, 접속사 등 어려운 것들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센스를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암기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요령과 언젠가는 떼어 버려야 할 자전거 보조바퀴 같은 역할을 할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헷갈리는게 사실이다. 말하기와 해석에서 내가 알고 있던 고정된 것들을 끄집어 내면 얼마나 어색한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지만 여전히 암기하려 하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영어에 대한 긴장감을 푸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번의 읽힘으로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책을 읽다가 내게 필요한 방법이라면, 내게 필요한 공부라면 관심을 갖고 여러번 보는 보는게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나마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해석에 대한 센스였던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풍부해 지듯이 말하기와 해석에서도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갔다. 예를 들어 come이 '오다'라고 인식되어 있어서 모든 것을 '오다'로 해석 하려 한다면 어색해 지듯이 문장에 따라 달리 해석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오다'의 외로 해석하고 말하려 한다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게 아니라 마치 번역에서 필요한 문장 다듬기와 자연스러운 대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러 예시를 통해서 느껴갔다. 그럼에도 나의 틀 안에서 벗어나는게 쉽지 않다. 벗어나려 해도 책을 보는 순간에는 수긍을 해도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내게서 멀어져 버리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영어를 왜 하려 하는 것인지 동기부여가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 또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보통이였다가 군대에서 틈틈히 공부를 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깨고 왜 내게 영어가 필요한지를 알고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변에서 요구하니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는 맹목적인 생각보다는 영어와 친해지고 싶다는 소소한 마음이 더 나을 것 같다. 억지로는 무엇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친해지려 한다면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 부담없는 관심의 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이 책 정도가 아닌가 싶다. 가볍다고 느낄수도 있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없애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왕 해야 한다면, 하려 한다면 즐겁게 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다. 영어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녹록치는 않지만 평생 찝찝함을 안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