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운전면허증을 딴 후 여태껏 운전을 해 본적이 없다.

운전이 무서워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젠 내 몸에서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차를 가지고 싶다라는 마음도 별로 없고 얻어 타는 차가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가끔씩은 창 밖으로 스치는 바람을 쐬며 발길 닿는대로 차를 몰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특히나 내가 무서워하고 귀찮아하는 운전이 한 가족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생각하니 자동차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런 자동차가 아빠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 나라도 기꺼이 할 것 같다. 서투르고 겁쟁이라고 해도...

 

요군네 가족은 새로운 식구를 맞이한다.

엄마가 일하는데도 쓰고 가족끼리 이동하기 편하도록 중고차를 구입한 것이다.

노란색에다 차문이 꼭 코끼리 귀처럼 열리는 것 같다고 해서 노란 코끼리로 불리우는데, 처음 해보는 엄마의 운전이 순탄치만은 않다.

운전 면허를 따기도 전에 차가 먼저 오지를 않나, 차키를 꽂은채 내려서 여러 사람 애 먹이고 견인차가 끌고 가버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 사고가 나서 헤어져야 할 상황이 와 버리지만  처음 노란 코끼리를 만났을 때 처럼 요군네 가족은 날카롭지 않다.

엄마의 신경질도 동생 나나의 징징거림도 줄어들고 아빠의 빈자리도 어느정도 적응한 채 단란함이 묻어나곤 한다.

그런 과정에는 노란 코끼리가 있었다.

요군네 가족이 어느 정도 성숙해 가면 갈수록 노란 코끼리는 점점 망가져 가지만 노란 코끼리는 요군네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주었다.

엄마와 요군, 나나 이렇게 셋 만으로도 외출할 수 있고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사실부터 셋만으로도 충분히 단란하게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아빠와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지만 그런 아빠의 빈자리를 깨달아 가는 것도 요군네 가족에게는 하나의 과정이다.

특히나 성장기에 민감한 요군이나 어린 나나에게는 아빠의 빈자리가 클 수도 있는데 하나하나 부딪히며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알아간다.

 

얼핏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 아빠로 인한 요군네 가족의 이야기가 어둡고 무거울거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요군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가족의 모습은 적나라하면서도 희망적이였다.

그런 또다른 이면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엄마와 나나가 있었기에 요군도 어긋나지 않고 많은 것을 겪으며 성장해 갈 수 있었다.

때론 11살의 요군에게 버거울 수도 있고 요군과 나나를 책임져야 하는 엄마에게 힘든 삶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삶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때론 마음 찡하게 다가왔기에 따뜻함이 배어나오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루하루가 예측할 수 없는 날들이고 특히나 요군네 가족에게는 어려움이 늘 도사리고 있었는데 11살의 요군이 그렇듯 그의 수준에서 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헤쳐 나가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현재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약해지지 않는 것.

그것이 가족을 이끌어 가는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그렇듯. 요군과 나나가 그렇듯.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든든히 지켜가야 할 것이다.

잠시 한쪽 날개를 잃어버린 요군네 가족은 더 먼 곳을 향해 날아가야 하므로.

그 날개 역활을 해준 것은 노란 코끼리 였지만 이제는 다른 것이 그 역활을 해도 상관 없을 정도로 요군네 가족은 단단해 졌으므로.

 

희망의 한가운데는 노란 코끼리가 있었다.

그리고 요군네 가족은 노란 코끼리를 통해 훨씬 더 성숙해진 삶을 펼쳐나가는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