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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두신 노래 - 온 세상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생각
샐리 로이드 존스 지음, 제이고 그림,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7월
평점 :
그러면 정작 하나님은 그분이 손수 지으신 것들 가운데 무엇을 최고로, 무엇을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것으로 꼽으실까요? 바로 ‘당신’이에요. 29쪽
감히 내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한마디가 존재의 이유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나는 하나님께 지음 받았고,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 이 땅에 발붙이고 우뚝 설 이유가 되어준다.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이 사실은 다시 나를 살린다. 단지 매일 자각을 못하고 있을 뿐,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변한 적이 없다.
‘죄’란 무엇일까요? 죄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려는 거예요. 하나님에게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거예요. 34쪽
‘죄’에 대해서 이렇게 간결하게 말해주다니. 이 문장들을 읽는 동안 내가 최근에 지었던 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내가 죄를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니라, 내가 죄를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문장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뻐서였다. 그리고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했다.
가끔 난데없이 나쁜 생각이 떠오르곤 하죠? 그러면 나쁜 생각이 떠오르는 게 죄일까요? (…)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에요. 그 생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해요. 예수님은 그런 나쁜 생각에 귀를 기울이시지 않았답니다. 71쪽
이 말씀을 읽고 얼마나 마음의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나쁜 생각을 제어하면서 살고, 이 생각을 드러내 버린 게 범죄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얼마든지 보통 사람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여겼는데, 그러면서도 나쁜 생각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죄책감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실 때 사탄이 속삭이는 나쁜 생각을 물리치셨다. 나는 하나님께 지음 받았으므로 얼마든지 하나님께 의지하면 그런 생각을 떨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말 나쁜 생각이 들 때에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고 말하곤 한다. 앞으로는 그 말에 더 확실한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을 때 가장 기뻐하신답니다. 194쪽
내가 기뻐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걸 안다. 그럼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당연히 나도 기뻐해야 하는데, 늘 나에게 관심을 쏟느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을 알게 되었으니, 그 일을 기쁘게 할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사실이 지금처럼 좋았던 적이 없다.
이 책의 제목과 구성만 보고 다소 산만하게 퍼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짤막한 글과 그림이 분산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하나씩 읽어나갈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쉽고, 간략하고, 적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예배를 참석하고, 말씀을 들으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은 쉽고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에게 하나님이 너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죄, 복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를 에둘러 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느꼈다.
내가 신앙을 막 접했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 앞에 나의 짧은 생각을 들이댈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오랜 시간 돌고 돌아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하신 것도, 이 책을 지금 만나게 한 것도, 내가 알지 못하는 앞으로의 일도 모두 하나님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