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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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욕망하는 나와 본래의 나가 끊임없이 충돌하며 중심을 잡아가는 고정이다. (…) 세상이 요구하는 가치에 따라 살다 보면 끊임없이 ‘남의 시선에 맞춰 사는 나’가 있을 뿐이다. 34쪽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세상이 요구하는 가치’에 더 쏠릴 때가 많다. 그래서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고 과분한 것을 보면서 방향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다행히도 타인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인다는 기분이 들 때 이 책을 펼쳤다. ‘나는 나를 벗 삼는다’는 이덕무의 호 ‘오우아거사’처럼 어지러운 마음을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부터 선해야 마땅히 좋은 사람은 좋아하게 되고 악한 자는 싫어하게 되어 선한 자는 자연히 가깝게 되고 악한 자는 절로 멀어진다. (…) 말하자면 돌이켜 내 자신에게서 구할 따름이다. 64쪽


‘나의 맑음’은 주변 모두를 깨끗이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쏟아내는 짜증과 불평을 돌이켜보면 나는 변하지 않은 채 다른 이들이 바뀌길 바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의 사고방식과 어떤 문제에 당면했을 때의 해결 방향으로도 내면의 농도는 쉽게 드러난다. 그런 드러남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성취는 중단 없는 끈기와 열정이 빚어내는 결과물이다. 지겹다고 해서, 지친다고 해서 단념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처음의 열정을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원하는 바에 가까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108쪽

내가 하고 있는 일, 좋아하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생기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도 뭔가를 이뤄놓은 건 없지만 모든 면에서 나는 참 늦된 사람이었다. 둔하고, 늦고, 뭔가를 꾸준히 하지만 감정에 휩쓸리기 일쑤라 다른 이들보다 조금 빛을 본 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이내 사그라지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내 때가 언제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고사하고, 하루살이처럼 그날그날을 겨우 견디며 살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열심히 없고, 오로지 내 몸 편할 대로 휘둘리는 모습이 참 부끄러웠다.

저자는 나를 벗 삼아 나를 찾아 가다보면 삶의 태도가 바뀌고, 욕망을 다스리며 당당히 혼자서 가는 길을 갈 수 있게끔 선인들의 지혜를 모아 놓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념이 빠른 터라 나를 겨우 벗 삼기는 했지만 삶의 태도가 바뀌는 부분에서부터 덜걱 거린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내가 어떻게 변화되겠냐 싶다가도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이뤄낸 평범한 사람들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꼭 무엇이 되겠다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려는 것 하나만으로도 변화가 이뤄져야 함을 느낀다.


이덕무는 말하길, 가장 뛰어난 사람은 가난을 편안히 여기나, 가장 못난 사람은 가난을 부끄러워 해 감추기도 하고 가난에 그대로 짓눌린다고 했다. 242쪽

여전히 나는 가난에 짓눌려 있다. 하지만 물질적인 가난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가난, 생각의 가난, 관계의 가난 속에 허덕이고 있는 이때에 부끄럽지 않다면 당당하고 편하게 여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문제는 가난을 마주 보지 못하고, 스스로 부끄럽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나를 가장 짓누르는 가난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난을 어떻게 여길 것인지가 이 책을 통해 내가 받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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