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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 (양장)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아리랑을 꺼내 들었다.. 새해의 실감이 나지 않았고 밝은 소설이 아님에도 현실과 멀어지기 위해 아리랑을 꺼내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태백산맥과 조금 더 먼 시대적 배경이 우울함을 조금 떨쳐주었지만(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현실감을 잊게 되어 우울함은 줄어든다..) 1권을 읽다보니 삶의 고단함은 여전했고 12권으로 된 방대한 소설을 어찌 풀어낼지 궁금해지기도 하다...
같은 작가... 장편 소설... 태백산맥을 읽고 난 터라 태백산맥과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1권을 읽고 보니 분명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린 조상들의 살아온 삶은 왜 그리 고달프기만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 지금도 고단한 삶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민족에게 그리고 같은 민족에게 고통받으며 살아갈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이라도 같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현재에도 풀 수 없는 서글픈 사실이 분노보다는 슬픔을 자아낸다..
풍요롭고 지천이라도 내것이 될 수 없는 것들....
전부를 던져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 그런 만족감없이 살아가야 하는 삶... 너무나 방대하다...
나의 존재가 너무 하찮다... 나라없는 설움을 안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조선인들.. 그 안에서의 환멸감은 어떨 것인가...
고통의 크기를 감지할 수 없어 망망대해에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언제나 그 땅에 서게 될까.. 우리의 땅에....
책을 읽다 보니 김영하의 '검은 꽃'이 생각나는 구절이 있었다..
P377 6번째째 줄.....
'대륙식민회사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3월에 1,033명을 멕시코에 노예로 팔아먹은 것이다'
라는 이 한문장... 이 한문장의 사실로 김영하는 '검은 꽃'을 썼다...
아리랑에서 모티브를 얻었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지만 그 한줄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검은꽃'......
고통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전혀 사그라들지 않는 진한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