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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번역가의 말처럼 뫼비우스띠 같은 책이였다...
겉표지와 제목이 주는 상징속에 혼란이 점점 짙어지는 책이였다..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할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을 정도다..
터키 함대에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가는 이탈리아의 젊은 지식인 나..
그러나 터키에서 자기와 똑같이 생간 호자를 만나게 된다..
그 호자와의 만남이 처음엔 놀라움 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혼란스러움을 주다 완전히 섞여 버린다...
작가의 의도적인 혼란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구별할 능력이 내게 없을 뿐더러 그런 혼란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게 되는게 오히려 더 편했다.. 두 사람의 운명.. 인생... 이였지만 뒤바뀜이 당연한 것 같은.. 어쩌면 한 사람의 이야기를 쪼개어 놓은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두개의 개체가 돌아다니다 한가지로 흡수되어 버린 듯한 느낌...
머릿속은 극도로 혼란상태지만 오히려 더 차분해지는 느낌이랄까..
그 혼란스러움을 잠재우려 혼란이 야기되는 부분부터 읽어 보았지만 이미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단계를 넘어버려서 뒤지나 마나 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나와 호자의 경계가 뚜렸했던 것들도 그 경계를 무너뜨려 버리는 ... 그래서 하나로 융화시켜 버리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그런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나의 죄를 슬그머니 덮어버리고 그럭 저럭 난 잘 살아왔다고 고독감을 즐기고 있을때 나의 모습은 원래의 내가 아닌 나....
다른 사람을 내게 개입시켜 놓고 그대로 수용하는 나...
어쩌면 나도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하는 누군가의 삶을 뒤집어 쓴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