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너머의 꿈을 꾸다 - 정조와 정약용 꿈 너머의 꿈을 꾸다 1
김해등 지음, 고정순 그림 / 스푼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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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규장각’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선왕들의 책과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새로운 인재를 뽑아 길러 내기 위해서였다. 21쪽


만약 시간여행을 통해 조선에 갈 수 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조 때라고 말한다. 18세기 국문학의 꽃을 피웠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덕무가 살았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조가 규장각을 만들고 새로 임명된 관리들을 발표했는데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서이수’였다. 그들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실력이 있으면 신분도 개의치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곪을 대로 곪아 있었지만, 왕은 철저히 백성을 위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정조와 실학자 정약용이 어떻게 조선을 발전시켜 나갔는지, 얼마나 개혁을 꿈꿨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돌아가시던 해에 태어난 정약용과의 만남이 정조의 뜻과 잘 맞아 떨어졌기에 조선이 잠시나마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다고 말이다. 물론 정조 승하 이후에 정약용은 긴 유배를 가고 다시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워 더 이상 진전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분명 정조와 정약용은 함께였기 때문에 그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뜻이 맞는 왕과 신하가 만났을 때 어떠한 시너지를 내는지 정조와 정약용을 보면서 느꼈다.


정조가 세우는 계획에는 항상 백성이 중심에 있었다. 백성이 잘 살려면 농업과 상업이 발전해야 했고, 적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한 곳이어야 했다. 성을 건설하여 농업과 상업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했다. 31쪽

정조가 바라는 조선을 그리면 정약용은 뚝딱뚝딱 실현시켜 주었다. 현륭원에 자주 가고 싶어 하는 정조를 위해 배다리를 만들고, 정조가 준 <북학의>를 보며 조선 상업의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금난전권이라고 말한다. 도성 안에서 허가를 받은 시전 상인들만 장사를 할 수 있었는데, 그 때문에 제약도 많았고 물건 값도 들쑥날쑥했다. 그렇게 정조는 금난전권을 폐지하고 그렇게 조선을 바꾸어 나갔다.

화성은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도록 튼튼하면서도 백성들이 살기에 편리해야 했다. 또한 상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다른 도시와 잘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화성이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76쪽

삼년상을 치르고 있는 정약용에게 설계를 맡길 만큼 정조는 수원 화성이야말로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는 것은 물론이고 왕권도 강화하고 백성들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여겼다. 설계는 정약용이 맡고 공사는 채제공이 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시간과 인력이었다. 빠른 시간에 화성을 완성시켜 실학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정조의 마음을 알기에 정약용은 거중기와 같은 기계를 발명해 시간을 단축했고, 백성들에게 제대로 된 품삯을 주는 등 수원 화성에 열의를 쏟았다. 그랬기에 10년도 더 걸릴 거라는 기간을 3년도 안 되는 시간에 완성시킬 수 있었다.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천주교에 관심을 둔 정약용을 두고두고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정조 곁을 잠시 떠나 있는 사이 정조는 승하한다. 그리고 정약용은 조선은 길을 잃었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정조는 그렇지 않다며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스스로 빛이 되어서 길을 밝혀야 한다.’고 한다. 그랬기에 정약용은 정조가 없는 세상에서도 그렇게 꿋꿋하게 스스로 빛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분명 그들이 만들어간 조선은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하나의 빛은 아니었지만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고, 희미하게나마 그 빛이 이어지고 있다고 여긴다. 오로지 백성이 중심이었던 마음. 그 마음은 꼭 더 환한 빛을 발휘해 현대에도 이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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