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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가니
보리스 삘냐끄 외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여름부터 읽어 보려고 무던히도 애썼던 책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러시아 문학이였고 내가 좋아하는 번역가(석영중)이기도 해서 단박에 끌렸던 책이였다... 그리 두껍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였음에도 잘 읽혀지지 않았고 그런 우호적인 조건에서 출발하였어도 중간까지 읽었는대도 도저히 정리가 안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정작 마호가니는 굉장히 짧고 유리 올레샤의 '질투'가 훨씬 길게 실려있는 책이였다.. 마호가니는 혁명이 지난 후에도 그 잔재가 남아있는 한 마을의 사람들.. 그리고 고가구 복제가인 베즈제또프 형제의 모습을 보이면서 역사의 단절을 표면화 시키는 작품이다.. 러시아 혁명과 마호가니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마호가니 가구의 가치와 변화없음을 통해 혁명의 잔재를 충분히 묘사해준다..
머뭄.. 단절.. 가치의 불변함.. 그러면서도 존재해야 하는 현실감을 등... 마호가니와 혁명이 휩쓸고 간 마을을(그 직전이 아님에도..) 비교해볼때 이해가 좀더 쉬울 것이다.. 도스또예프스끼로 인해 19세기 러시아에 익숙하지만 20세기 초의 러시아의 모습에도 사람들의 근성은 별 다를바 없는 그래서 러시아적 냄새가 물큰 나는 작품이였다...
'질투'는 난해했다.. 네 명의 주인공들의 생각들과 행보.. 전혀 같은 공간에 있을 것 같지 않으면서도 그 안을 돌고 있는 이들.. 그들의 사상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면서 갖게 되는 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는.. 아니 오히려 현실에 맞지 않는 생각 때문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을 난해함이였다..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그들의 사색의 난해함이 좋았다.. 극을 달리는 것 같으면서도.. 비정상 적인 것 같으면서도 차분함.. 공감이 스며드는 시간들이 좋은 작품이였다.. 어차피 책을 읽을때 무엇을 캐네는 것이 아닌 흘러가는 대로 밖에 수용할 수 없는데 사색함을 즐길 수 있어서 그거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