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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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민음사의 세계 문학에 빠져 있을때 할인된 가격에 유혹당해 동심으로 돌아가볼겸 이 책을 선택했었다...
보통 이 책이 그리 두껍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보니 무지 두꺼웠다... 그 이유인즉슨 100여년만에 가정집 다락방에서 빠져있던 친필원고가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그 완역을 하다보니 책이 600페이지로 두꺼워 졌다....
중간 중간에 삽화가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쉽게 읽혀지지가 않았다..
일인칭으로 씌여진 존댓말들.. 그리고 억측스런 거짓말들로 이끌어 나가는 전개가 유치했다.. 좀 더 성숙된(?) 느낌으로 만날거라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그 상황에 나를 맞추기로 하고 기대든 실망이든 다 버리고 있는 그 자체로 읽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그작 저작 스토리도 파악해가고 200페이지가 넘게 읽었는데도 책은 끝날 기미가 안보였다.. 그래서 책을 몇달간 쳐박아 뒀다...
그러다가 읽다 만 책들 정리하면서 다시 읽기 시작해서 며칠만에 다 읽어버렸다.. 우선은 두껍고 사연 많은 책을 읽어 버려서 속이 후련하다..
그런데 다시 읽기 시작한 며칠간 동안은 참 신기했다..
유치하고 지겹고.. 마음에 들지 않던 책이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읽어 버린 것이다..
어느새 책에 푹 빠져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깜짝 놀랬다..
전에는 분명 이러지 않았기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다만 공백기도 컸고 그 사이 마음을 편하게 먹은 탓도 있어서.. 어렸을때 만화로.. 책으로 본 재미가 다시 살아났던 것 같다.. 현재의 나만 중시했기에 어렸을때 순수하게 보던 그 마음을 찾지 못했었다.. 마음을 여니 어릴적 그 순수함이 들어오는 것 같았고.. 그제서야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간간히 웃기도 하면서.. 그리고 별 도움 안된다 생각했던 삽화를 보며 나름대로 상상도 하면서 말이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였다.. 어릴때 내가 이런 책을 만났다면 참 재미있게 읽고 뿌듯해 했을거라는 느낌... 그리고 실제로 그 느낌을 느끼고 있던 어린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해설처럼 주인공 헉은 거짓말을 태연히.. 그리고 밥 먹듯이 한다.. 그리고 흑인 노예에 대한 핍박이 실존했고 그 핍박이 거슬렸다... 어린 아이로서는 너무 맞지 않는 세계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냥 이야기로 받아 들였지만 그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읽는 청소년 들에게는 문제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가 고등학생 문제아라면 헉은 초등학생 고학년... 중학생 저학년의 문제아라 할까...
그러나 헉의 이야기는 재미를 주기 위한 모험이 강했고 또한 어린아이의 마음이라 생각해도 좋지만 인간의 양심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있었기에 동심의 이야기로 읽혀도 좋을 것 같다.. 밤새워 읽고 며칠동안은 내가 헉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꿈을 키워 나가는 나의 어릴적 모습이 왜 자꾸 생각나는 것일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의 마음에 그런 순수함이 남아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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