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너무나 많은 광고를 하길래 호기심 반.. 읽게다는 의욕반으로 책방에서 빌려왔다..'뇌'나 '다빈치 코드' 같은 장르라는 직감이 들어 큰 기대나 궁금증 보다는 네가 무슨 내용인지 읽어 버리고 말겠다는 정복력이 더 강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느슨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너무나 느슨한 경계였는지 첫장에서 페이지가 그리 많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책을 덮어버리고 말았는데 반납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다시 책을 펴들었다.. 조금씩 스토리가 전개되어 가고 있었지만 더디게. 그리고 섬세하게 진행되어 가고 나눠지고 있는 두 이야기가 다음에 분명 상관이 있어지고 만나리라는 막연함만 들뿐 1권이 다 지나도록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대충의 짐작도 잡히지 않았다..작가는 안정적인 틀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고 등장 인물들을 보여 주긴 했지만 다 드러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이용할 뿐이였다.. 그래서 복선을 예상할수도 전개를 예상할 수도 없었다..보통 이런류의 작품들은 순식간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흥분과 함께 다음 내용을 탐독해가는 속도를 내주며 2권을 펼치는 손이 덜덜 떨리다 그 흥분이 가라앉으며 허무를 느끼기도 하는 편이다..그런데 '늑대의 제국'은 오히려 더 차분하게 해주며 읽으면서도 끊임없이 사건의 전말과 전개방향이 어떨지 생각하게 만들었다..그래서인지 무수한 반전과 등장인물의 중요도가 떨어졌을 때도 허무함을 느끼기 보다는 넓은 틀속에서 무한함을 제공해 주기 시작했다..무한한 가능성과 단계 단계 올라가는 피라미드의 과정이 거침없었고 다른 세계와 사건의 넘나듬이 자유스러웠다...그 거침없는 사건의 넘다듬이 처음에 불거졌던 큰 사건들의 다음 단계의 일부분임을 알았을때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안나의 기억상실.. 터키타운의 연쇄 살인 사건.. 은밀히 진행되는 뇌에 대한 실험.. 기억을 찾아가면서 드러나는 과거.. 그리고 세마.. 세마가 몸을 담고 있던 회색늑대 집단.. 그 속의 마피아...차곡 차곡 쌓아가다 드러나는 피라미드의 결과가 드러났을때..이런 비슷한 류의 책들처럼 쉽게 끓어올라 쉽게 사그라드는게 아니라 섬세하게..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였다..내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넘나듬이 자유스러워서 등장인물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기술 등 다양함을 보여주어서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되었으리라 생각한다..탄탄한 구도와 안정적인 틀속에서 전개되는 방식이 결코 가볍지 않았고 그래서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였다..진실을 향해가는 주인공.. 그리고 진실을 바로 잡는 한인간...쉽게 끌어오르는 흥분은 없어도 쉽게 사그라드는 허무도 없는 책이였다... 이런 비슷한 류의 책에서 단일화 되는 모습이 아닌 장.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