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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대 희곡 1
알렉산드르 밤삘로프 외 지음, 이주영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러시아 문학을 많이 읽었지만 항상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였다.. 희곡이라는 장르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체호프의 희곡선집을 읽고나서 많이 우호적이 되었다..
현대 희곡이긴 하지만 그런 우호적인 느낌을 이어 가고 싶어서 러시아 현대 희곡을 읽게 되었다..
3권까지 나와있는데 1권에서는 세 편의 희곡이 실려 있었다..
분명 현대희곡이라는 뉘앙스가 풍기는 느낌은 무시할 수 없었다..
1960년대 이후에 씌여진 희곡이지만 지금 읽어도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몽롱하면서 답답하면서 길을 찾을 수 없는 현대인이 모습이랄까? 그런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삶의 고단함.. 방향을 찾을 수 없는 희망의 결함 등.. 현대인이면서 과거의 희곡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이면서 현대의 희곡을 보는 것이였기에...
과거라는 시간속에 치부해버리고 이해해 버리는 게 아니라 현대라는걸 느끼면서 현대의 나를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문학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과거의 이해관계가 아닌 현대의 삶을 보는 느낌이 어색하기도 하면서 같이 고민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현실감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미래의 다른 독자들이 볼때 이해해 버릴 수 있는 과거가 내겐 현재라서 신비감이 들기도 했다...
현대라는 뉘앙스가 이런 효과를 나을 줄이야..
그 단어 하나만으로 항상 과거이 문학세계를 탐하던 내가 현대라는 사실에 당당해졌다.. 분명 나의 해결점이고 고민인데 왜 나는 이렇게 목에 힘을 주는 것일까...
과거문학을 읽으면서 그 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질투가 현대라는 단어가 붙은 문학작품으로 인해 보상되는 느낌이었나 보다..
이 문학을 접할 수 있는 현재가 미래의 독자들에게 질투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아이러니한 단어의 조합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가 이 희곡들에게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