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어떠한 음악이든지 처량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간사한 귀에 만족시킬 만한 음악이 무엇일까 한참을 씨디함을 뒤져 보아도 만족 할 만한 음반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빗소리를 배경 삼아 책을 꺼내 들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들이치는 빗소리는 나의 마음을 위로하듯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 내었다. 자연의 소리만큼 우리에게 친화적인 소리가 없고 내 주변에 잠재되어 있는 소리만큼 정다운 것도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였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리는 어떠할까. 낯설기는 해도 익숙하지 않아도 분명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우리의 기질을 끓어올려 내가 느꼈던 정다움을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기에 대해서 또 음악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지만 드럼을 배웠다는 이유로 악기에 대한 무작정의 친화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삼국시대로 보는 음악 문화'라는 책을 읽은 터라 제목부터 정이 가고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늘 무지에서 출발하는 호기심은 조금씩 진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여기 저기서 주워 듣고 읽은 것들이 조금씩 보탬이 되어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미미하고 낯선 느낌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또한 우리의 것이니 무조건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너무 무관심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너무 서양의 음악과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고 우리의 흐름과 깊은 내면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무조건 내면 속에 흐르느 무언가를 기대하는 게 무리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선인들을 모습을 돌아보면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 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의 가치관과 물질 만능주의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무욕과 몽상가 기질은 어쩜 너무 먼 것이기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금새 내가 바라는 모습은 옛 선인들의 모습이였다고 인정하게 된다.

시를 읊고 악기를 연주하고 자연 속에서 무위도식하며 글을 읽는 모습은 정갈 하면서도 인간의 삶이라면 이래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사람을 보며 그 모든 것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남긴 시, 글, 그림에서 그들의 생활을 추측해 보는 것. 그것은 나름대로 상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그 시대로 나를 이끌어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들이 즐겨 불렀던 우리의 가락이며 시대를 풍미한 음악을 알아가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그 모든 것들은 독자의 마음이 열려 있을 때 우리의 것을 낯설게 생각하지 않고 뿌리를 찾는 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할 때 흡수되는 것은 더 많다.

직접 그 음악들을 찾아서 들어보고 싶고 그들의 남겼던 글들을 구입해서 읽어보고 싶고 좀 더 연관된 자료들을 찾아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고리타분 할 수도 있고 시대에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되려 나는 평안해졌다. 빗소리와 한 잔의 차와 마주하며 읽어가는 우리의 옛 것은 케케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분간하지 못했던 싱그러움을 맡는 기분이였다.

그 흥에 빠져 그 향에 취해서 그들의 생활을 엿보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찾지 못하는 그것은 시 한 수, 노래 한 구절, 연주 한곡에 날려 버리고 있었다.

 

국악 방송의 원고를 에세이로 엮어서 낸 출판사의 노고와 수 많은 자료를 뒤지고 유추하며 알려주려고 하는 저자의 열정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음악을 통해 엿본 우리의 옛 선인들의 모습은 진솔하게 전해져 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제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음악을 직접 찾아 들어야 겠다.

그 설렘을 안고 우리의 것에 마음을 열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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