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집에서 주말의 영화로 본 영화의 한 장면이 가끔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주인공의 언니가 벌거벗은 채 어떤 남자를 따라 말을 타고 가는 장면이 가끔 생각이 났다...내가 그 부분을 기억한다고 해서 그 영화가 포르노 영화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영화의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슨 영화였는지 항상 궁금했었다...그리고 그 장면과 함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인공과 결혼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자기 언니와 결혼을 했던 것과(오래된 기억이지만 언니와 결혼하면 항상 자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뚱뚱하고 냄새를 풍기던 언니가 울면서 남편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동생에게 하소연하자 자기가 도와 주겠다며 위로해줬던 것.. 이 부분만 기억이 났다.. 그러나 이런 기억으로 영화의 제목을 알길이 없었는데 인터넷에서 이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줄거리를 본 순간 이 책이 나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 영화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요리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었는데 그 책을 본 순간 그 영화와 어떻게 연관을 시켰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 영화의 책을 찾았다는 사실에서...그 영화의 전체를 알 수 있다는 데서 오는 흥분은 남달랐다..어릴적 친구를 찾은 듯한.. 옛 추억을 더듬는 것 같은 기분이라 참으로 반가웠다...책을 구입하고 일주일이 지난후 토요일 저녁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고 읽고 있던 책은 거들떠 보기가 싫었다..그대로 있다가는 우울에 몸부림을 칠 것 같았다...그때 책꽃이에 이 책이 보였다.. 읽고 있던 책도 많았지만 그냥 이 책이 읽고 싶었다.. 편하게 누워서 책을 읽었는데.. 읽다가 조금 쉬었다 읽을까 하고 읽은 분량을 봤는데 176페이지를 읽고 있었다..순식간에 그 책속에 빠져 들었고 가볍다는 평도 있지만..그 정도의 집중력을 준 작가의 글솜씨에 놀랐다... 시간도 늦고 해서 거기까지 읽고 잔뒤 다음날 아침에 40분만에 나머지를 다 읽었다..순신간에 읽은만큼 순식간에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영화의 단면이 스쳐지나 갔고 내가 기억하고 있던 부분이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책에서 스토리를 읽어 나감으로써 나의 기억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2달을 나누어 ... 12가지 음식을 두고 그 음식에 대한 추억과 요리법과... 스토리와.. 삶이 녹아있는 방식은 참 독특했다..국한된 페미니즘 문학이니 어쩌니.. 이런걸로 분류하는 것보다 그냥 삶의 모습.. 요리와 어우러지는 삶 그대로를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순탄한 삶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삶 속에서 주인공 티타는 자기의 가슴을 믿었고 그 가슴이 알려주는 진실로 움직였다..많은 시간과 고통이 뒤따랐지만.. 행복의 절정에서 사그라든 티타의 삶은 행복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