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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방에 오자마자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뜨니 30분정도 잠을 잔 후였다.. 초저녁 잠이라 깨고난 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조카들 밥을 차려주고 설겆이를 하고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편한 옷차림으로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이어폰을 끼고 이마트를 갔다...
바람이 선선했고 그 바람을 쐬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이마트 1층에 가방을 맡겨놓고 서점 코너에 가서 간단히 읽을 책을 골랐다.. 두꺼운 책들만 즐비했고 그 책들을 보던 중 '우동 한그릇'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130페이지정도 되었지만 글씨가 크고 삽화가 들어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쉼터에 앉아서 읽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제목도 많이 들어봤고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 셀러가 된 책이라 익히 알고 있던 책인데 읽어 볼 생각을 못했었다..
마음이 횡하니 황량했는데 '우동 한그릇'이 딱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우동 한그릇'과 '마지막 손님'이라는 두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가 났다..(당연히 일본 얘기므로...)
가난과 빈곤이 닥쳐도...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본 사람들의 분위기는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아 보이고 절망보단 희망을 더 많이 품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더 보여주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두편 다 절망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좋은 결말이 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말은 두편다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옮긴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볼 수 없을거라 했는데...
그런 비슷한 얘기들에 익숙해져서 인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읽고 난 후 자꾸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각안에서 나의 감정들이 휩쓸려가는 듯한 느낌들까지 익숙한 것은 아니였다...
그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익숙해져도 사람의 마음은 늘 똑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게 고마운 마음이건.. 상처를 주는 마음이건간에 말이다...
'우동 한그릇'에서는 우동집이 주인과 가난한 모자들 사이에 그랬고.. 마지막 손님에서는 과자가게의 점원이 손님들에게 주는 마음에서 항상 다른 따뜻함을 주었었다...
일본풍의 너무 섬기는 마음이 짙었던 얘기들이라 거리감이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중학교때 '돈꽃'이라는 상업에 대한.. 주인의식에 관한 책을 읽어서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마지막 손님'을 읽으면서.. 며칠전에 읽은 '선물'과 교묘하게 섞여서 현재 나의 일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다..
현재의 나는 정말 형편없다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손님의 주인공처럼.. 마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지금 현재 내가 하는 일.. 나의 적은 월급.. 그리고 삶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도 나는 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왜 온통 불만과 무기력... 닫고 있는 마음.. 회피.. 우울한 것들만 담고 있는 것일까.. 왜 알면서도 나 그대로일까...
그런 생각들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