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8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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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로 시작된 러시아 문학의 세번째 작가 고골의 작품을 읽었다... 막심 고리끼, 뿌쉬낀, 고골.. 그 외에도 다른 러시아 작품들도 읽고 있는 중이다..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을 읽으면서 시작된 러시아 문학가들의 파도타기가 정말 정말 좋다...

도스또예프스끼가 고골의 외투를 보고 '러시아 문학은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말할 정도로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에서 '외투'의 내용이 많이 나왔다.. 읽을 당시에는 외투를 몰랐으니 궁금증만 더해졌고.. 읽고난 후에는 어느 부분에서 '외투'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골의 '외투'가 도스또예프스끼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 의 모티바가 되었다는 건 알 것 같다..
분위기와 이야기의 흐름은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가난으로 인한 삶의 묘사는 처절할 정도였다.. 거리사 특유의 생활방식과 시대성을 들여다 볼수 있는 작품이였다.. 러시아 문학을 여러번 접하다 보니...
19세기의 러시아를 만나면 나도 그 시대 사람 같다...
그들의 삶에 나도 녹아들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고골의 작품을 대했을때에 러시아의 특유성에 대한 의문과 낯설음은 없었다.. 그래서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는 작품의 깊이를 좀 더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에서는 총 다섯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실재로 20살무렵 관리가 되려는 꿈을 안고 뻬쩨르부르그에 상경했다가 낭패를 보고 그 배경으로 쓴 단편이 이책이다.
고골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고.. 억측스러우면서도 어이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그의 세계에 동화되어 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다섯편의 단편 중 '외투','초상화','네프스끼 거리'에서의 주인공들은 허무할 정도로 죽음이 쉬웠다(?).
주인공은 끝까지 살아남거나 멋있고 의미있게 때론 장황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결론에 익숙한 우리는.. 고골의 단 한마디 '죽어버렸다'라는 글 앞에서 잠시 허무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허무함 속에는 그들의 죽음이 끝이거나 간단한 것 같아도.. 그런 죽음 속에서도 세상은 잘 도아간다는 씁쓸함과 단 한번뿐인 허무함과 소중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고골은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나간다. 고골만의 독특함으로..
괴기스러움과 우울 그리고 웃음이 있지만.. 그 요인들이 고골 단편 특징을 잘 살린 것 같았다..

도스또예프스끼.. 뿌쉬낀.. 톨스토이 등.. 너무 깊은 문학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19세기 러시아 문학에 러시아 특유의 재미와 풍자와 해학이 깃든 고골을 만나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쉬우면서도 어려운 법이다.. 특히나 고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느꼈던 이 느낌들을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나 보다. 특히나까지 붙여가며 있는 그대로 받아달라고 하는거 보니.. 마음 마음이 모두 틀린 것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왜 이리 잔말이 많아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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