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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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때부터 왠지 모르는 불안감.. 씁쓸함이 느껴졌는데.. 거기에 우울함까지 곁들이고 말았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면서도 한스 기벤라트가 처음의 영특하고 재능있는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위의 기대들을 져버리지 않기를 바랬다.. 한스가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주위의 기대들은 정말 그럴싸하니까.. 그게 보기 좋으니까 그렇게 되기를 바랬다..
한사람의 진심보다 겉이 번지르르한 위선을 나도 원했던 것이다..
그런 압박감이 얼마나 해가 되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어느새 나도 그런 위선을 좋아하는 속물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그런 내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자꾸 어긋나버리는 한스가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한스의 주변 기성 세대들과 별반 다를게 없는 마음가짐이였다.. 그건 한스의 마음을.. 진심을 몰라줬기 때문이리라.. 어렴풋이 알면서도 무시하고 나의 욕심을 키웠기 때문이리라..
한스가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휴식.. 한스가 원하는 것에 대해 조금만 귀를 기울여주고.. 관심을 갖아 줬더라면.. 그처럼 많은 상처를 안지도 않았을 것이고.. 생기를 빼앗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디고. 그의 남아있는 긴 생을 단축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후회가 들었다..
나의 욕심에 대해.. 무관심에 대해.. 그리고는 그 화살이 내게로 날아왔다.. 지금껏 나는 내 안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기울였는가.. 환경탓만 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노력은 해보았는가.. 라는 회의가 들었다.. 이대로 살아가다간.. 미래에 생길지 모를 내 자식들에게.. 내 욕심만 부리고 있을 것 같은 섬뜩함이 밀려왔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아이들에 대하여''란 글이 떠올랐다..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가 아닌 것을'

이 말이 다시 한번 와닿는 책이였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진실된 마음과 관심을 보여 준다면 분명 그 사람의 참됨을 알아주고 알려 줬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욕심과 무관심이 얼마나 많은 희망을 싹둑 잘라버리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헤르만헤세의 자서전이기도 한 '수레바퀴 아래서'는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기고한 운명에 맞물리지 않고 우리에게 많은 작품을 남겨 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의 열정과 노력과 정신력에 감탄할 뿐이다..
서정적이고 사실감있게 씌여진 '수레바퀴 아래서'는 분명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던져준다.. 자신이나 주변 사람이나 스쳐 가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심어주고 무엇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많은 영감을 안겨 줄 것이다..
나 아닌 다란이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그 사람의 열정을 알아주고.. 용기를 북 돋아 주면서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주는 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기는 힘이든다..
그러나 차근 차근 그런 계기를 마련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옮긴이의 말처럼...
수레바퀴 아래 깔린 달팽이가 아닌 수레바퀴 그 자체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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