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이고 해서 시간이 남고 집에 바로 가기는 싫어서 서점을 갔다. 읽을 책을 찾다 구석에 새 책들 사이에 끼어 있는 낡고 닮아빠진 이 책을 발견했다. 제목도 굉장히 많이 들어보았고 베스트 셀러도 된 책이라서 그리고 서점에서 읽기에 적당한 두께였기 때문에 다 읽을 심산으로 어린이들 책 코너에서 애들틈을 비집고 들어가 앉아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음반코너 옆이라서 음악이 굉장히 크게 흘러나왔다.. '어머나'가 말이다.. ㅡ.ㅡ;;)
줄거리는 간략하게 들은 기억이 났는데 그런 내용속에 정신을 가다듬게 만들어 주는 책이라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그래서 제일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다 읽다보니 기분이 이상해 졌다..
자꾸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겉모습은 그럴싸 하지는 않더라고 별 걱정없이 보이고 다양한 취미에 얼핏 보기에는 자유스럽게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체를 들여다 보면 걱정을 만들어서 하고 저축도 안하고 겨우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는 그런데도 낯익은 환경을 떠나지 못해 이상만 품고 사는 내가 아는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가 떠올랐다. 책을 덮고 나니 완전히 나였다.
변화를 두려워 했고 두려움 속에서 벗어 나지 못한 내가 한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많은 걸 생각해 봐야 겠다는 생각에 잠시 접어 두고 다른 책을 기웃 거리다가 집에 왔다. 집으로 오면서 독서록을 쓰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리라 하고 버스에서 잠도 자고 그러고 왔는데 집에 오는 길에 불쾌한 일을 당했다.
그냥 저버리고 왔는데 집에 오니 서럽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별일아니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일텐데 눈물이 걷잡을 수 없었다.
난 금방 그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걷잡을 수 없는 눈물 속에서 그런말이 들려왔다.
'금방 그 일 때문이 아니야.. 그 동안 쌓였던 것을 다 털어버려...
진정한 네 자신을 생각해...'
라는 말이 들렸다.
정말 오랜만에  나도 모르는 눈물이 펑펑 났다.
그런 가운에 낮에 읽었던 책 내용이 생각이 났다.
변화를 두려워 한 나 내게 변화하라고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았다.
그런 생각과 눈물 가운데 용기가 불끈 솟았고. 앞으로 내가 무얼 해야 할지 뚜렷하게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현재 내가 무얼 해야할지는 조금씩 조금씩 떠올랐다. 우선 내 마음 가는 것을 실행하는 것.
그 안에서 타지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여름즈음 전국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 지금 하는 일을 관둬보는 것. 정말 완벽한 빈털털이가 되어보는 것.(지금도 그렇지만..) 그런것들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정말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었다. 아까 불쾌한 일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생각을 못했을 지도 모른다.
정말 오랜만에 내 자신을 깊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책이 나에게도 파장을 일으킬지 몰랐다.
책 머리에 많은 사람들의 변화의 고백이 식상하게 느껴졌는데.
진정 나도 그 변화에 동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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