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돼지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미하엘 소바 그림, 임정희 옮김 / 화니북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친구와 영화표를 예매해놓고 시간이 남아서 쇼핑몰에 갔다.. 여기 저기 둘러 보다가 도서 코너에 가서 책들을 살펴 보았다.. 내가 관심가는 책이 없어서 오랜시간 살펴보다가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게 얇은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선뜻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었다.. 똑같은 곳을 여러번 둘러 보다가 구석지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곳에 가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말 일에만 파묻혀 사는 한 여인이 옛 애인의 전화를 받고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같이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서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으므로 충분히 여행이 된다) 옛 애인에게 줄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우연히 분홍돼지를 발견하게 된다.. 끌리듯이 그 인형을 샀고.. 그 인형을 보자마자 '에리카'라는 이름이 떠올라 이름을 붙여주고 에리카와의 여행이 시작된다...

일에 파묻혀 휴가도 여가도 사람들의 주목도 받지 못하던 주인공은 에리카와의 짧은 여행에서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에리카가 있는 곳 어디서든지 사람들은 에리카에게 관심을 보이고.. 에리카로 하여금 행복해한다.. 그냥 보드라운 털로 만든 분홍돼지임에도.. 특별한 존재를 만난듯이. 모는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복해 한다... 그렇게 옛 애인이 사는 도시에 도착하게 되는데.. 약속장소에서 그녀는 그를 만나기가 싫어진다...그를 만나봤자 달라질게 없다는 확신에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그를 지나쳐 기차를 타고 낯선 도시에 도착하게 된다..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갈수도 있었지만.. 하룻밤 묵을곳을 찾다가 임시휴업중인 한 호텔을 발견하고는 에리카를 내세워 요리사만 있는 호텔에 들어간다...
그 요리사는 며칠전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다른 남자에게 간 사실에 대해 마음아파 했는데.. 에리카를 보면서 자기 아내를 떠올린다.. 그년느 아침에 깨어서 에리카를 베고 잠든 요리사를 발견하고 조용히 호텔을 나온다..
옛 애인에게 선물하려 했던 에리카를.. 그 요리사에게 선물을 주고.. 에리카에게 그 요리사를 위로해 달라고 말한다...

에리카의 존귀함과 소중함을 모르는 옛 애인보단.. 에리카를 보며 떠나버린 아내를 떠올리는 그 요리사가 훨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만 하느라 소중함과 여유를 잃어 버린 그녀는 분명 에리카와의 만남을 통해서 다시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중함을 찾아 자신을 다독여줄 것이다..
이런 만남들과 일상에서 찾지 못하는 소중함을 느끼기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나 보다.. 아니.. 그런 변화가 찾아와 주기를 바라면서 여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선 변화가 그리 흔치않다...
계기를 만들기도.. 만나기도 힘이들고.. 스스로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내 뒤통수를 시원스럽게 때려줄...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그런 변화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