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2004 이상 문학상 수상집에서 대상작품으로 뽑힌 김훈의 '화장'을 읽었다. 그 단편을 읽고 느낀 점은 빈틈하나 없이 완벽하다는 느낌과 언어의 솔직함과 정갈함이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칼의 노래가 많은 관심을 보였고 칼의 노래 후에 현의 노래까지 나와 그 책이 아직 나를 거치지 않은 것에 조바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김 훈 명작선이 나오면서 책도 한권 더 있길래 '기회다' 하고 생각하며 사서 '칼의 노래'를 먼저 읽었다.

1권을 읽고 나서는 김 훈의 글 속에 녹아나는 이순신 을 보게 되면서 그래도 작가는 작가 이순신은 이순신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2권을 읽고나자 '김인환'님의 말처럼 김 훈과 이순신은 서로가 스스로가 되어서 완벽한 하나를 보여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영화를 보면 인물 영화가 참 많다. 위대한 사람도 있고

우리가 잘 몰랐던 영웅도 있다. 그러나 그런 영화를 보고 나오면 쓸씁함을 감추지 못한다. 인물을 평가한다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이 였다.

김 훈의 단편을 읽었기에 '칼의 노래'는 그 어려움을 극복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의 예감을 넘어서 더 진한 향기로 다가오는 책이 되었다.


익히 보아왔던 역사소설이나 평전과 같은 따분함과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일화나 실화가 이 책에선 없다.

수많은 전쟁영화, 책을 보아도 여전히 전쟁에 대해선 여전히 문외한이고 거부감이 느껴지지만 이 책은 아니 이 책에서 이순신은 그런 부수적인 생각을 갖게끔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내가 살아왔던 곳이 그리고 살고 있는 곳이 순천 싸움과 노량해전이 일어났던 곳을 끼고 있어서 지역의 이름의 대면과 동시에 머릿속에 위치며 거리가 대충 그려져서 도움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어느 한곳도 따분함, 상상이 되지 않는 곳이 없었다.

내가 이순신이 되어 이동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1인칭 자기서술로 전개되는 내용은 꾸밈이 없고 솔직하고 낱낱할 정도이다. 이순신의 내면을 훤히 다 들여다보면서 역사적 인물이 아닌 전쟁에 참가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다만 많은 책임이 뒤따르는 한 인간이 이순신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절망의 깊이를 표현한 작가에 의해서 그려진 이순신이지만 오히려 그게 가까이 와 닿는 것 같다. 볼품없고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닌 김인환님의 말처럼 그래서 절망을 회피하는 지혜보다 절망에 직면해서도 위축되지 않은 용기가 더 고귀하다는 것을 이 책에서 이순신은 그렇게 표현된다. 이 책의 요점을 말하라면 이 말이 될 것이다.


절망에서 직면한 위축되지 않는 고귀한 용기.


이 책은 내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김인환님의 소망과 반성처럼 그런 용기를 가져보고 싶고 그런 용기 없이 지혜도 아닌 회피하며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내가 부끄러울 뿐이다. 나도 그런 용기를 가져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고귀하게 정말 솔직하게 살고 싶다.

내안의 진정한 만족을 찾아 뿌듯한 피로감을 안고 살고 싶은게 나의 소망이다. 그러나 나는 항상 제자리 걸음에 머뭇거리고만 있다. 아직 솔직함을 찾지 못했고 뿌듯함을 끌어낼 용기와 희망이 없다. 항상 그렇게 생존이 아닌 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항상 나의 숙제지만. 이 책은 잔잔하게 내게 용기를 내보라 말한다. 그런 마음은 심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그리고 '칼의 노래'를 읽는 내내 느꼈지만 16세기지만 전쟁터에서의 전략, 서신, 군사, 식량 등 그렇게 체계가 잡혀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허술하고 볼품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양이나 시간들이 볼품없을지라도 그런 세세함을 보여줘서 많은 해소가 되었다.

작가의 세세함인지 이순신의 성품인지는 몰라도 굳이 따지려 들지 않으려 한다. 작가와 이순신은 하나이기에 그리고 나의 궁금증이 많이 해소가 되었기에.


릴케의 말을 인용했듯이 과일처럼 성숙하여 저절로 떨어지는 죽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순신은 그런 자연적인 죽음을 위해 자신을 던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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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카라얌 2007-06-05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너무 이뿌게 쓰신거 같아요... 정갈하면서도 깔끔하니... 그라고 이책 정말 조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