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다빈치 art 11
구로이 센지 지음, 김은주 옮김 / 다빈치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에곤 실레라는 이름은 클림트의 그림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클림트의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당시에는 인물 중심이던 실레의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림의 적나라함 또한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실레의 거친 붓터치의 몇몇 작품에 관심을 갖긴 했지만 그토록 많은 관심을 기울인건 아니였다...

그러다가 클림트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자꾸 마주치게 되는 실레의 그림들에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고 우연히 실레와 클림트가 같은 해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에곤 실레라는 화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무료 포인트가 있어 다른책을 제껴두고 이 책을 샀는데 사놓은지 3개월만에 읽게 되었다..

그 3개월의 시간동안 도통 이 책이 끌리지 않더니 이 책을 읽을때가 되었는지 꺼냊서 읽자마자 이틀만에 읽어버렸다.. 너무 빨리 읽고 그림감상도 빨리해버려서 많은 그림들을 기억할 수 없을 정도였다..

따로 찬찬히 그림들만 다시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 책을 통해 실레 그림의 적나라함에 대한 편견을 많이 깨트리는 계기가 되었다.. 흔히 말하는 누드가 아닌 예술이라는 표현을 실레의 그림 세계관을 통해 이해하게 된 것이다...

 

화가로서의 실레의 삶은 겨우 1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 어렸을때 부터 그림을 그렸지만 빈 미술 아카데미의 시절부터 따지자면 28살에 사망하기까지 그의 화가 인생은 그리 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업적은 참 많은 것들이였다.. 나이에 비해 일찍 성공을 거두었고 초기작품들을 인정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의 솔직한 그림 세계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킨 것이다...

 

성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누이들 틈에서 자라난 영향인지 그의 그림에서 성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많다.. 그런 그의 작품이 퇴폐적이거나 음란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다..

늘상 보아왔던 풍만한 여성이나 근육질의 남성이 아닌 대부분 비쩍 마른 몸매의 큰 손을 가진 그러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그려낸다.. 처음 그의 이런 작품들을 대했을때 적나라함에 놀라고 왠지 그림속 인물들의 비쩍마름에서 신경질적인 면을 보아 거부감을 느꼈던 것인데 이제는 오히려 풍만한 모습의 여성들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실레가 성의 적나라함을 보여주는 그림만 그렸다고 받아들일수도 있지만.. 그의 세계는 풍성했다.. 자신의 자화상을 비롯해 후기에 많은 대중들로부터 인정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삶의 그림들까지.. 그리고 미성년자 납치라는 오해에서 불러온 24일동안의 감금생활에서 그려낸 그의 그 당시 정신세계를 정확하게 보여주던 작품들까지 짧은 화가로서의 기간동안 그는 많은 것들을 일구어낸 화가였다.. 오직 그림만 그릴줄 알며 세상적인 속물과 융통성 그리고 요령은 부족했지만 그의 독특함으로 그려낸 작품들은 다양하다...

 

그런 그가 5년동안 동거해온 발리를 버리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결단을 내린것이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모델이자 애인이였던 발리와 함께한 시간속에서의 그의 작품과 발리가 떠나버린 후의 작품세계는 현저히 달라졌지만 조금은 성숙해진 실레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위기의 차이를 굳이 선을 긋고 싶지 않은 흐름이라고 말하고 싶다..

같은해에 친구이자 화가로서의 동반자....

그리고 때로는 스승이기도 했던 클림트의 죽음... 그리고 부인의 죽음 또한 3일뒤의 자신의 죽음까지 온통 죽음의 해였던 1918년을 마지막으로 그의 작품 활동도 끝이 난다...

 

그의 무한한 세계의 작품들을 더이상 만날 수 없었지만 그가 그려낸 세계 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이 생긴다..

자신을 영원한 아니라며 늘 자유를 갈망하던 에곤 실레..

그의 세계로 잠시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의 작품세계에 비해 으외의 평범한 삶을 살다간 실레... 그 짧은 삶의 영향인지 그의 일기나 편지들의 인용구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작가의 추측에 의해 씌여진 부분이 많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오히려 독자에게 의문문을 던지는 작가... 그리고 자기의 세계에 몰입하는 실레... 어쩐지 분위기가 들어 맞는 것 같지만.. 그의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감싸며 만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어느새 작가를 따라하고 있는 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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