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 루시카
마리아순 란다 지음, 유혜경 옮김, 아순 발솔라 그림 / 책씨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침대 밑 악어'가 너무 유쾌해서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하나 더 보았다..이번에는 벼룩 이야기였다...

 

태어나자마나 자기의 생이 2주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초고속으로 자신의 꿈을 차아 가는 모험을 그린 내용이다...

2주의 삶... 그 안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늘 순간 순간에 결단이 필요했고 모험의 연속이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 자신의 결정과 감정에 충실했던 루시카...

남들이 보기에 발레리나라는 이루기 힘들고 얼토 당토 않은 소망을 실천해 가는 과정이 너무나 막막하고 허횡되 보일 수 있었지만 루시카 자신은 앉아서 허황되다고 말만하고 있는 나보다 나았다..

작은 벼룩이지만 러시아로 가기 위해 부족한 시간을 과감히 투자했고 여행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늘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됨으로써 꿈을 향해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런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러시아 서커스단의 벼룩 발레단에 발탁(?)이 되는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낯선 곳을 여행해야 할때의 막막함과 두려움.. 루시카의 모험에서 오히려 내가 더 겁을 집어 먹고 있었다.. '안락함으로 돌아가고 싶다. 후회가 된다' 라고 내가 외치며 루시카도 그래주길 바라는.. 너무나 겁쟁이 같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용기가 없이지고 얼마나 세상을 향한 걸음이 더뎌지는지 못된 마음에 남들도 그래주길 바라는 심정까지.. 순간 내 자신이 그렇게 한심해 보일수가 없었다..

루시카의 여정이 너무 막막해 보여서 그랬다고 치더라도 또 다른 이중성 속에서 한편으로는 꿋꿋이 헤쳐나가 주길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순간 내가 못된 마음을 먹었어도 헤쳐나가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고 자신의 꿈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어느날 닥치듯...

이루어지는 것 같아 보였지만 루시카는 그만한 댓가를 치뤘다고 생각한다..

늘 노력과 열정을 품고 있으면 스르르 다가오는 꿈...

그래서 루시카의 성공에 나 또한 기뻤다.. 내가 포기해 버린 가능성을 끄집어 내어 주는 것 같기도 했고 순간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그 나이를 퍼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라는 대중노래 가사가 머릿속을 강타했지만 신선한 충격이였다..

 

얼토당토 않은 비교지만 루시카 역시 내가 늘 꿈꾸는 유럽을 횡단하고 있었고(ㅋㅋ..) 머릿속에 무거운 가방 메고 거친 모습으로 여행하는 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두려움과 뿌듯함에 늘 허덕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내모습...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졌다...

벼룩 루시카의 성공의 묻어감에 있어 정지해 있던 내 영혼이 조금씩 깨어났던 것이다...

 

그 자체가 희망이 되는 삶...

그 희망을 퍼트린다면.. 그 주역이 나라면 너무 허황될까?

그 허황됨을 깨트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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