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고백 - 사도신경으로 나의 믿음을 세우다
황명환 지음 / 두란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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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에 관한 독특한 기억이 있다. 신앙을 가지기 전이었고, 신앙을 가지고 있는 언니네와 함께 살 때였다. 방에서 혼자 잠들었는데 심하게 가위에 눌렸다. 꿈은 너무 생생한데 몸이 움직이지 않아 온 몸에 소름이 돋을 때 기억나는 건 성경책밖에 없었다. 기도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을 때 사도신경을 읽어보라는 형부의 말이 생각나서였다. 겨우 침대에서 내려와 엉금엉금 기어가 형부의 가방을 열어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사도신경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야말로 불을 켤 용기도 없을 정도로 무서웠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평안함이 왔고, 그 뒤로 지금까지 가위에 눌린 적은 한 번도 없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요약하고 정리한 것이 사도신경이고, 이 진리가 틀림없는 것이기에 사도신경은 오늘날 모든 교회가 함께 고백하는 유일한 신앙 지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15~16쪽

 

지금은 예배를 드릴 때 습관적으로 툭, 하고 나오는 게 사도신경이다. 사도신경을 읊으면서도 분명 엄청난 고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나의 나약함을 외면하며 정말 사도신경을 완벽하게 믿는지 의심할 때가 더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도신경은 기독교의 내용을 가장 잘 압축 해놓은 진리의 기준이자 지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이론이라도 사도신경과 맞지 않으면 거부하면’된다고 말이다. 이렇게 잘 압축해 놓은 진리의 기준을 놔두고 나는 어디서 믿음을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그 사실이 참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럽다.

 

그런데 많은 성도가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를 우리의 구주로 고백하면서도 믿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 여기서 착각해선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미 엄청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성령 하나님이 그 믿음을 주셨습니다. 문제는 실행하지 않는 우리의 나약함입니다. 54쪽

 

결국 나의 나약함이었다. 그 나약함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께 구하지 않고 ‘언젠가 더 큰 믿음, 더 큰 능력이 생기면 순종하며 살 수 있겠지’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일 기도해야 한다. “성령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이렇게 늘 기도하지 않으면 나의 나약함이 믿음까지 져버릴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지음 받았으니 그 사실을 인정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기도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 안에 ‘이미 엄청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처음 아는 사실처럼 감격으로 다가온다. 그것도 나에게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선물로 말이다.

 

스스로 무능하다고 탓해선 안 됩니다. 우리 자체만 본다면 무능하지만, 모든 것을 감당케 하시는 성령 하나님이 우리 옆에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성령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61쪽

 

“성령은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과 동등한 ‘인격적’ 하나님입니다.” 라는 사실을 믿는다. 저자는 창세기 1장 1절을 믿으면서 성경의 다른 것은 믿지 않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면 성령이 ‘어떤 능력이나 힘, 에너지 같은 객체가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신 사실, 우리를 선택하시고 이 세상에 보내신 이유를 알게 되면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초대교회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가톨릭과 기독교, 개신교의 의미를 알고 나면 교회가 하는 역할도 제대로 알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교회에서 불거진 문제는 교회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혼동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문제에 ‘교회의 주인’을 넣어보면 해결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도 말이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알고 있는지 여부가 인생의 성패를 가릅니다. 안타깝게도 이 단순한 진리를 모르는 미아가 세상에 가득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 와서 주님의 은혜 가운데 사명을 감당하며 살다가 다시 하나님께로 가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길입니다. 122쪽

 

그러므로 ‘미래적 관계에 기반을’ 둔 교제를 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과거, 현재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믿는 사람들만 구별되는 미래적 관계가 아니라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교제가 이뤄져야 한다. 늘 소극적이고 현재의 관계만 중시했던 나에게 미래적 관계의 의미는 남다르다. 누군가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갈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면 허투루 스칠 사람이 없다. 이렇게 하나님 앞에 ‘나의 신앙고백’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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