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빛의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모자이크 살인' 을 읽어서인지 이제 조금은 단테가 익숙했다.

신경질적인 성격이며 사건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며 그리고 사건의 전개방식 등장인물의 특징 및 모자이크 살인과 비슷했다.

인간의 욕망 혹은 그걸 절제하기 위해서 자행되는 살인..

그 살인의 뒤에는 과연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벌어지는 살인들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결론이 드러나 오히려 나의 이런 무관심을 깨어주길 바랬으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살인의 배경을 알고 난 후는 허무 그 자체였다.

더 큰 사태를 막기 위함일수도 있겠으나 늘 근본적인 원인인 자신의 욕구충족 즉 자신의 뜻대로 만들기 위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필요한 살인이 어디 있겠냐만은 살인의 필요성 조차도 느끼지 못한 나는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읽었단 말인가...

 

전작 모자이크 살인에서도 밝혔듯이 이런 역사 추리물은 나의 취향이 아니다. 내가 역사를 그다지 싫어하는 것도 아니오 추리는 금방 잊혀져 버린다는 이유로 자주 읽지 않을 뿐이지 분명 따분해 하지 않는데 단테 시리즈는 그 형식자체가 나를 지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책을 통해 배경을 알아가는게 있는가 하면 배경을 모르고서는 읽기가 힘든 책이 있는데 역사 추리물이라는 흥미로운 장르에서 안타깝게도 단테 시리즈는 후자다. 빛의 살인 머릿말 앞에 이 책의 핵심 인물인 프리드리히 2세 황제의 설명이 나오지만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추리라함은 그 장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게 태반인데 그걸 무마시켜 주는게 재미와 스피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스피드는 전혀 느낄 수 없고 재미 또한 쉽게 말할 거리가 못된다. 나의 무관심하고 뒤틀린 시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역사 추리물이라는 것에 무게를 주고 싶었는지 어쨌는지 거기다 많은 지식을 내포하고 싶어 한다.

나와는 거리가 먼 그 지식들 속의 그들의 자유로운 대화..

사건보다는 앎의 경쟁이 스피드를 낮추고 흥미까지 떨어뜨려 버렸다.

무엇으로든 무마가 되지 않는 따분한 책이였다. 내게는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게 읽어버린 시간은 짧았고 단테의 다혈질인 성질의 드러남이 전작보다 조금 차분해 졌으나(누가 항의라도 한껄까.. 단테 너무 괴팍하다고..?) 익숙함과 친근감(?)으로 덮어 버리기엔 내겐 아직도 낯선 책이였다.

어쩜 인간의 너무나 솔직한 악의 모습만 보여서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에서나 쉽게 만나고 쉽게 정이 가는 소위 착한 사람은 여기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 하나 만으로도 악의 모습은 차라리 철저히 인정해 버릴 수 있을 터인데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는 다들 음침하고 비밀을 숨기고 있고 정이 느껴지지 않는 인물들이다.

단테를 조금 걱정해 주던 피아트라 정도의 인물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위험하다라고 단 한마디 던졌던...)

가식을 좋아하는 건지 어쩐건지 너무 솔직해서 정이 가지 않았던 인물들과 계속 푸념거리를 나열하고 있는 나를 보자니 참 재미없게 읽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사건의 중심과 배경은 훌러덩 넘기고 포기해 버린채 트집만 잡고 있는 내가 잠시 가여워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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