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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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늘의 책'에서 이 책의 소개글을 부탁했다.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판단은 그쪽으로 맡기기로 하고 우선은 써보기로 했다. 그러나 내게 이 책이 없었다. 내가 추천을 한 책이긴 하지만 책방에서 빌려본 거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후다닥 책을 샀고 소개를 하기 위해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왠만해서 두번 읽지 않는 나로써는 어찌 되었건 읽은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이다. 

읽고 나서 사람들이 왜 책을 2~3번 읽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분명 처음 읽을때 스쳐가버렸던 것들을 두번 읽으므로써 다시 잡을 수 있었다. 그 횟수가 반복 될수록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거, 그리고 발견했더라고 깊이 새기지 못했던거.. 그것들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고 나를 다독이는 시간까지 생겨 여러번의 책 읽기가 유용하다는 걸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번 읽었음 그냥 된거지 왜 또 독후감을 쓰냐고?

두번 읽었을때의 느낌이 또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다른 느낌을 말하고 싶어졌다.

 

두번째 읽는 책 속의 고통받는 땅의 사람들이 아픔으로 전해져 왔다.

상상할 수 없는 기아와 질병과 가난과 상처에 시달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책을 읽다 고개만 들면 딴 세상을 만날 수 잇는데 그들을 내가 어떻게 도와야 할까..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엉엉 울어 버렸다.  울다가 잠들어 버린 꿈속에서도 고통받는 대륙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도와달라고 배가 고프고 몸이 아프다고..

그러다 선뜻 그 책을 거내들 수 없었다. 나 자신을 제어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다 쉬다를 몇번 반복한 끝에 겨우 겨우 소개글을 보냈고 -실린다는건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책을 다 읽었음에도 선뜻 나의 느낌을 옮기기가 힘들었다. 아프리카로 자꾸 가고 싶다라는 생각만 앞섰고 사진속의 고통스레 울고 있는 아이.. 벌거숭이가 된 상태에서도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나지가 않았다. 비슷한 고통을 갖고 있음에도 얼굴에 살이 오르거나 웃고 있거나 옷을 아이답게 걸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라도 볼라치면 그렇게 안심이 될수가 없었다.

처음 책을 읽었을때 사진속 인물들의 얼굴에만 집중을 두었었고 그 얼굴들은 바라보고 있는게 힘이 들어 금방 금방 넘겨버렸는데 두번째 읽음에서는 그 아이들을 오래 오래 쳐다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아이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넌 어쩜 그리 예쁘니...'

'네 옷.. 정말 낡았구나...'

'그 웃음.. 지켜주고 싶어..'

'얼마나 배고프니....'

그러나 그런 소리 없는 대화의 끝은 김혜자씨처럼 '죽지 마라, 죽지 마라..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라며 탄식이 되고 있었다.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신에게 항의 했습니다.

"왜 당신은 이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자 신이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널 보내지 않았는가?"

 

내가 이런 신의 부름을 받아 아프리카로 떠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세계의 평화 뭐 이런 거창함을 실행하기 위해 가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단지 저 아이들에게 '괜찮다'라며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싶을 뿐이다.

그게 무슨 아프리카로 가고 싶은 이유가 되냐고 물을지라도 정말 그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ㅓ\카로 가고 싶을뿐이다.

책을읽으면서 많은 분노, 한심함, 무관심 그리고 소수의 욕심으로 인해 한나라가 완전 망가져 버리는 모습을 지켜 보며 그런 감정들을 쉽게 털어낼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그런 감정을 품고 그들을 비난하고 비판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들이 자각하지 않는 한  그런 고통은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런 시간이 더뎌 지더라도.. 나도 현재 생각만 하고 있는 것처럼...

그 아이들을 위해 모두가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은 관심을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저 아이들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기 전에 저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고 싶지 않은가...

저 아이들에게 '괜찮다'라고 위로해 주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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