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소 - 못다 핀 천재 물리학자 청소년인물박물관 3
이용포 지음 / 작은씨앗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중학교때 이휘소를 알았다.

책을 무척 좋아하던 동네 오빠에게서 빌려본 <이휘소>의 강렬함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독후감 노트에 이휘소를 잊지 않겠노라고 가슴 속에 묻어 두겠노라고 다짐했었는데 기억의 언저리에나 묻혀 있을 뿐 표면으로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의 강렬함도 그의 일생을 소설화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충격도 어느새 나는 잊고 있었다. 이휘소에게 내가 했던 약속은 무엇이였을까?

한낱 중얼거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이휘소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 소설이 나오기전에 공석하님의 이휘소를 먼저 읽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에서의 이휘소는 많은 부분이 와닿지 않았다. 소설화한 작가의 능력이 놀라웠을 뿐이다.(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 소설을 만나고 난 후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이휘소의 삶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휘소 평전이 나왔고 이 책 <이휘소-못다 핀 천재 물리학자>가 나왔다.

무척 반가웠다. 잊고 있었던 이휘소를 다시 떠오르게 해주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무척 기뻤다. 그래서 단숨에 읽어 버렸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새벽 3시. 잠깐 읽는다는게 끝까지 일어 버려서 어리둥절 했지만 그만큼 이휘소 생애 대한 나의 갈망은 컸다. 처음엔 이 책이 성인대상으로 나온거라 생각했다.

책을 마주하고 보니 글씨도 크고 부드러운 말투(?)여서 청소년이 읽으면 더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던 이휘소를 청소년판으로 어떻게 엮어갈까 궁금했었는데 여러가지의 느낌들이 있었다.

 

물리학에는 까막눈이지만 그 부분을 조금은 쉽게 분류하고 설명해 줄거라 생각했었는데 미국 생활의 이휘소를 보여줄때 분류를 하며 설명을 해 준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난해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자는 의도 였을지는 몰라도 읽고 있어도 무슨 말인지 몰라 그의 능력을 많은 부분 알아 챌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또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자면 이휘소의 업적 보다는 그가 어떠한 사람이였는지를 많은 부분 강조해야 겠지만 내가 알고 있던 정치적인 부분은 전혀 나오지 않아 처음엔 의아해했었다.

정치적인 면을 떠나더라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된 넓은 이휘소의 삶이 아닌 이휘소만의 중점적 삶이여서(당연 이휘소의 이야기니까.) 그의 죽음도 안타까움이 아닌 허망함의 느낌이 짙었다.

가족을 비롯해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였는지 끈끈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관계였는지 그 부분들이 강조되지 못해 조금은 아쉬웠다.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그거면 됐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삶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가 어떠한 사람이였는지 어느 정도 알린셈이였으니까.

나도 이휘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그의 자랑이 아닌 삶에 중점을 두었기에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어느 정도 수그러져 있었다.

그가 노력하는 사람이였다는(그것도 엄청나게) 것만 알려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천재라고 불렀지만 그가 이룬 업적들을 보면 그렇게 밖에 납득할 수 없지만 나는 그를 노력자라고 기억하고 싶다.

뼈를 깍는 노력, 피나는 노력이라는 진부한 표현이 그에겐 너무나 잘 어울리기에 그를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싶다. 어느 정도 기본 바탕이 있어야 노력의 성과가 더 눈부신 법이겠지만 그는 너무나 강렬한 빛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였다.

그 빛이 너무 강렬해 눈이 멀어 버렸을 정도였다.

 

어디 태생이든 어떠한 업적을 남기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 이휘소, 그의 눈부심이 다 퍼지지 못해 안타까움이 드는 사람, 그런 모습이 아련히 젖어 들었다. 그런 이휘소를 보면서 내가 포기해 버리는 것들 지나쳐 버리는 것들을 돌아볼때 가능성을 심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 이휘소.

그런 그가 너무 안타까워서 가슴아파서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려 하는 것일 테다.

그의 업적의 자랑스러움보다 인간대 인간으로 마주했을때 느껴지는 희열감. 그 마음을 전해 주려는 마음일테다.

그런 연유로 나도 이휘소를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