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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자서전
체 게바라 지음, 박지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난 후 그의 인간미에 흠뻑 빠져 버렸다.
멋진 사람, 완벽에 가깝고자 노력했던 사람.
그런 사람 체 게바라의 내면은 어떠하였을까...
평전에도 그런면이 많이 드러났지만 제 3자의 시각이 짙었던게 사실이였다. 그래서 평전과 자서전은 한 인물을 이해하는데 실과 바늘처럼 늘 따라다니는 것 같다.
평전을 읽었으니 자서전을 읽어 보아야할터.
평전을 대했을때의 무지함보다는 설레임으로 책을 열었다.
그의 인생을 바꾼 남아메리카 여행의 일기부터 혁명의 순간까지 그가 남긴 기록이 들어있는 책이였다.
제 3자의 의견은 거의 없고 오로지 체 게바라의 말과 세계가 펼쳐지기에 그에 대해서 완전 무지하다면 조금은 벅찰수도 있다.
그러나 무지하더라도 그냥 인간 체 게바라에 따라가다 보면 그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순서는 체 게바라의 삶의 변화를 중점으로 실렸지만 역사적 사건이나 그의 일대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없는게 사실이다.
체 게바라가 자서전을 목적으로 쓴 글이라기 보단 흘러가는 삶처럼 써 내려간 글이기에 체 게바라의 모든 것을 알고자가 아닌 그의 내면을 여행한다고 생각하며 될 것 같다.
그런 그의 내면의 여행은 환희와 즐거움만이 아닌 끊임없이 노력하며 열정에 휩싸인 그를 보게 되며 어려운 길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3살때의 그의 삶을 바꾼 여행은 호기심과 모험이 그득한 내면이였다. 그가 혁명에 가담하고 성공시키면서 그의 내면은 광활해진다. 아메리카가 그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가 쿠바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거기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볼리비아로 떠나 혁명을 하다 숨을 거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그의 신념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그런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흔적은 그의 글 구석 구석에서 엿볼 수 있었다. 불나방이 불빛 속으로 뛰어 드는 것처럼 그에게 쉼은 없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해버린 내가 이상할 정도다.
그의 삶은 죽음으로 정지해 버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활활 불타오르는 느낌.
그의 기록의 시작과 끝은 있지만 그의 삶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소하게 마주한 그의 글과 사진은 이런 생각에 확신을 더해 주고 있었다. 그는 여지껏 살아있는 사람 같고 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이 내 마음에도 뚜렷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뚜렷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며 열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 또한 여러 분야의 광범위한 관심과 지식을 어떻게 품을 수 있었을까.
그는 너무나 바쁜, 삶의 최정점을 늘 걷고 있었는데...
지칠줄 모르는 독서광이라는 별명에서처럼 그는 삶에서 지치는 법이 없었다. 그런 힘의 원동력이 그의 내면에 늘 품고 있었다.
그가 여행하며 품었던 감성, 거대한 자연을 늘 기억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위대함을 전해주고 했다. 그건 혁명이였다.
그에게 혁명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
그는 늘 혁명을 갈구했고 그 안에서의 존재 여부를 가졌었다.
그의 글 한구절, 그의 사진 한장만 보아도 그의 열의가 묻어나는데 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뿌려놓은 많은 것들은 지금껏 숨쉬고 있다.
정치적인 면만이 아니더라도 사람 체 게바라는 그런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사람이였다.
그런 매력과 열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늘 자신을 최고의 절정에 던지며 살았다.
너무나 강렬했기에 그 열의는 지금도 식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덩어리의 불을 던져 주는 것이리라.
그런 체 게바라의 흔적에서 자신의 존재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의 죽음의 안타까움이 아닌 나의 삶에 그가 자연스레 들어올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