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드 미스 다이어리 - 전2권 세트
최수영 외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집에서 TV를 보기란 여간 녹록치 않다.
TV앞에 앉아 넋 놓고 있는걸 형부가 제일 싫어 하시는 까닭이다.
TV는 고딩때 이미 띄었지만 언뜻 본 '올미다'라는 시트콤은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자주 보고 싶었지만 채널권을 유지하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닐터 형부를 매수(?)하기로 했다.
잔소리 해대는 형부께 '나도 이런거 안 좋아하는데 이건 정말 재미 있다고 한번만 보시라고'했다.
형부도 투덜 대시더니 언니와 나의 공략에 못이겨 한두어번 보시더니 며칠 후에는 온 식구가 낄낄대며 볼 수 있었다.(TV 보기 힘들다)
TV를 안 좋아하던 내게 정말 '올미다'는 독특하고 너무나 재미난 시트콤이였다.
끝났을때는 정말 아쉬움이 들었고 그 후론 시트콤에 마음을 열어본 적이(?)없었는데 그런 올미다를 책으로 만났다.
TV로 봐서 재미 없을 거라고 내가 느꼈던 재미는 영상의 재미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가 재미나게 본 시트콤이기에 읽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었던 것인데 TV에서 보던 재미를 그대로 만나 버렸다.
책으로만 만났음 나의 상상이 부족해서 재미를 많이 못 느꼈을 터인데 TV로 보았던 캐릭터들이 그대로 살아났고 심지어는 표정, 효과음까지 머릿속에 그려졌다.(특히 그 뻐꾹소리! ^^)
그런 기억 덕분에 낄낄대며, 환상에 빠져 2권의 책을 정말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TV에서 본 시트콤도 있었고 내가 놓친 내용도 있었지만 그건 문제될 것이 없었다.
내가 가진 기억으로 상상하면 되었으니까.
TV와 다른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는 여자 주인공(최미자,오윤아,김지영), 남자 주인공(김정민,지현우,장동직) 위주로 얘기가 이어 진다는 것이다.
'연애일기'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니 그럴만 하다는 이해를 접고 들어가더라도 미자네 가족이 안나온다는 서운함을 느낄 틈도 없이 그들의 연애는 재미있었다.
시트콤은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니라 중간부터 봤는데 책에서는 그들의 만남부터 사랑의 전개까지 나와 있어서 앞뒤 정황을 맞춰 주었다. 김정민과 오윤아의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책이 끝나버려 그것은 못봐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들의 연애는 솔직하고 때론 계산적이면서도 약아 있었지만 그랬기에 재미났다.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마음들이기에 공감이 가서 그랬을 테다.
그들의 삶에는 연애 밖에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연애를 중점으로 씌여졌기에 그려려니 했다.
어느 누구든 연애를 할 것이고 사랑을 할터이니 한번쯤 이런 사람의 양상이 있구나 하며 편안하게 보았음한다.
TV를 전혀 보지 않고 책으로 '올미다'를 만난다면 조금은 황당한 면이 있을 터이나 어느새 독특한 캐릭터 속으로 빠져들거라 생각한다.
현실을 보며 나를 탓할 것이고 로멘스를 꿈꾸며 나도 저렇게 노처녀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일기도 하지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연애를 보건데 사랑안에는 늘 진실이 깔려 있었다.
그녀, 그들이 방황을 하거나 힘들어할때 그 마음 밑바닥의 진실을 꺼내지 못했음으로 그것을 꺼냈을때 사랑이 어떻게 달라지며 어떻게 삶이 달라지는지 많은 면들은 보여짐이 뒷받침 하고 있었다.
한편의 꿈처럼 지나가버린 그들의 사랑이지만(너무 빨리 읽어서...) 삶의 냄새가 풍겨 나오는 것만은 분명했다.
이 늦가을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