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아르 서문당 컬러백과 서양의 미술 4
전규태 해설 / 서문당 / 198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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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중에서도 자연 풍광에만 마음을 뺐기다 보니 르노와르의 그림들은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특히나 누드화가 많은 르노와르의 그림은 나의 관심 밖이였다.

고흐나 코로 등 자연의 모습이 더 많은 화가들만 보다보니 어쩜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으나 그림에 워낙 문외한이다 보니 우선 시선이 자연스러움으로 간다.

그렇게 그림만 보다 보니 조금씩 시선이 틔이는 느낌이고 어느새 르노와르의 그림도 나의 시선 안으로 들어왔다. '테라스에서'라는 그림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 작은 도록까지 사게 되었는데 정작 이 책에는 그 그림이 없어서 아쉬움이 컸으나 오히려 '테라스에서'라는 그림에 쏠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게 된 것 같다.

 

누드화만 그리는 화가로만 인식되어 있었는데 르노와르가 그린 풍경화를 보면 그 동안 내가 보아왔던 풍경들보다 더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얼핏 보면 특징이 없어 보이는 자연의 모습들은 르노와르가 절제를 했기에 그렇게 보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르노와르의 섬세함에는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여인의 머리카락이라 든지 화려한 원피스를 얼마나 정성 들여 그렸는지 그림속에 여인이 들어 있는 모습으로 착각하기 쉽다.

 

분명 문외한인 나의 시선으로 봤다면 이것들을 느끼지도 못하고 스쳐 버렸을 수도 있다. 그림과 함께 짧막한 설명은 깊으면서도 명료하다.

때론 내가 이 그림을 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질 정도다.

판본이 오래 되어서 괜히 모든 것이 낡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림은 변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평론에 구애를 받을 필요도 없고 마음을 연 상태에서 그림을 보면 될 것 같다.

게을러서 그림을 보는 것만 좋아해 봐도 봐도 보는 시각이 느는 건 느껴지지 않지만 그냥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림은 내게 그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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