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당신에게 - 흔들리는 청춘에게 보내는 강금실의 인생성찰
강금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유명인사들의 책을 만날때마다 읽기도 전에 드는 편견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 인물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책이 나왔다고 하면 알기 위해 읽어 보려는 것이 아닌 내 안의 편견 속에 더욱 더 가둬 버린다.

이 책도 그랬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획기적인 일들을 단행했기에 강금실 변호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너무나 유명하기에 그리고 그런 똑부러짐에 기가 죽었기에 멋지다는 인상을 받으면서도 그녀의 책을 손에 쥐는 건 쉽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두렵기도 하였다.

그녀는 자기의 일을 말하고 있음에도 나는 젠체한다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이 그녀가 특별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이다.

분명 그녀는 대단한 사람이다. 법조인으로써가 아니라 여성으로써가 아니라 사람 강금실은 멋있는 사람이다.

 

거기다 그녀는 글을 통한 또 하나의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강금실과 깊은 친분을 맺고 있으면서 그녀의 책 머릿말을 쓴 분도 질투가 날 정도였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유명인사의 책들은 자기의 인생을 되짚으며 독자들에게 보여줌에 힘썼다라고 생각하고 대충 훑어본 그녀의 사진들을 보며 이 책도 그렇겠구나 생각하였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일, 결혼 얘기가 나올때 '그럼 그렇지'라며 내 멋대로 생각해 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면 나갈 수록 나의 생각이 부끄러워지고 있었다. 그녀의 글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한번에 주르륵 읽고 나아가기엔 무언가가 걸리는 글이였다.

그녀의 글을 깊이 공감할 수 없어 겉도는 나를 발견하면서도 그녀의 글을 외면할 수 없었다. 책을 대하면서도 법조인 강금실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강금실이라는 소소한 사람의 일상속으로 빠져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야기이고 자신 내면의 드러남이였지만 우리가 알아갈거라 추측한 그녀의 시시콜콜한 것들이 아닌 그녀의 생각, 그녀의 삶의 자세를 읽는 듯한 기분이였다.

 

책의 구성이 조금은 어수선 하다라는 느낌과 곳곳에 그녀야 예전에 기고했던 글들이 실려있고 또한 그녀의 사진들이 글의 성격과 맞지 않고 생뚱맞다라는 느낌이 들어 일관성이 없어 들쑥날쑥 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였지만 그녀의 글에 대한 편견과 유명인사의 책이라는 무조건적인 불신은 사라지고 있었다.

내가 한권의 책으로 그녀를 판단하고 논한는 것은 가당치도 않지만 그녀의 다른면을 만난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그녀의 일, 경력이 주류가 된 것이 아닌 그녀의 사고의 드러남이 짙어 조금은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다.

무언의 장벽이 거느리고 있었던 수직구조의 딱딱함, 긴장감을 그녀가 법무부장관시절 조금씩 무너뜨렸던 것처럼 독자와의 장벽도 무너진 느낌이다.

순전히 내가 그녀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의 무너짐이였지만 글을 통한 소통으로 인해 그녀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소원해졌다.

얼마나 많은 몰이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녀의 소소함에서 칼끝 같은 날카로움을 보며 무언가를 깨트려가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내가 느꼈던 것들이 이러했기에 그녀의 책 '서른의 당신에게'는 제목이 폭이 좁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 즈음에 그녀가 느꼈던 것이 특별하다고는 하나 제목에 편중되어 꼭 서른즈음의 독자들에게만 뿌려지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이 책의 완성이 서른즈음의 고독과 환희로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으나 인생의 성찰, 삶의 고뇌라는 거창한 발언보다는 그녀의 삶의 소소함이라는 모습으로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소소함이든 성찰이든 그녀의 드러남을 부인할 수 없지만 조금은 그녀에게 가깝게 다다가길 원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염려로 보아준다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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