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철학자 요 미우 마 - 성장하는 삶을 위한 영혼의 지침서
조안나 샌즈마크 지음, 부희령 옮김 / 실천문학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고양이 요 미우 마를 보고 있자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가 생각나 잠시 고양이들의 군상(?)을 그려 본다.

뜬금없이 두 고양이를 왜 비교하냐며 의아해 할 수 있으나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네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이 고양이들을 통해 좀 더 나은 삶을 얻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요 미우 마를 읽기 전까지 그 고양이가 그 고양이라며 가치 부여는 커녕 고양이를 통해 무언가 배울 거라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찮다 생각하던 고양이의 삶에서 내가 얻을만한게 있었을까?

인간의 삶을 비웃으며 죽을 때가 되면 미련없이 죽는다는 나쓰메 소세키 작품 속의 고양이와 고양이 철학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요 미우 마.

이름조차 없는 소설 속의 고양이와 그럴 듯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요 미우 마는 시작부터 다른 삶의 양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나 같은 평범한 인간을 요 미우 마는 성인에 가까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삶에서 고양이의 면모를 잘 드러 냈지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는 인간의 세계에 어울려 살면서 그런 인간을 한껏 비웃고 있었다.

어울림 속의 모습 감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반면 요 미우 마는 고양이 세계에서도 평범하지 않는 고양이로 불리운다.

야생의 삶에서 깨달음으로 개척해 나간다고나 할까.

성찰로 이루어지는 삶. 이 또한 흔치 않지만 어디서 많이 보아 온 모습이다.

나는 어떤 고양이에 가까울까. 당연히 나를 드러내면서도 적당히 감추며 많은 것을 비웃으며 자아의 깨달음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소설 속의 고양이 일 터였다.

그렇다고 내 삶을 한탄하며 요 미우 마의 삶을 강 넘어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볼 것인가.

과감히 나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놓고 요 미우 마의 삶의 방식을 지향해 보는건 어떨까.

 

 

고양이의 삶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당황함을 느끼는게 당연할 것이다. 나 또한 소설 속의 고양이를 적나라하게 보아왔음에도 고양이의 삶에 또 다른 가치부여를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 미우 마 라고 해서 소설 속의 고양이와 특별히 삶의 모습이 다른건 아니다.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하고 배가 부르면 게으름을 피우고 때론 영역 다툼과 짝짓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고양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상속의 과오를 깨달음으로 다른 고양이들에게 남기고 있었다.

우화를 통해, 늘 마주하는 고양이의 일상을 통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고양이의 언어이고 그를 듣는 나이지만 고양이의 세계에서 말하는 것은 나를 뜨끔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바로 나의 모습을 꼬집고 있었고 내가 변화 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회피하는 고양이는 마음 속으로 스스로에게 속임수를 쓴다'(p.68)는 한 줄의 문장만 보더라도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느낌이라 부끄러워 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다정하면서도 과감하게 깨달음을 던지는 요 미우 마의 말 속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건 당연했다.

 

고양이의 모습이 폴폴 풍기는 말 속에서 나는 인간 고양이라는 새로운 피조물의 탄생을 맞이하듯 요 미우 마의 성찰을 덥썩덥썩 물어갈 수 밖에 없었다.

고양이의 보습이지만 그가 던지는 말은 인간인 내게 이렇듯 커다란 감흥을 주었다.

머리말의 놀라운 발견이 진짜 이 귀한 깨달음을 남겼다고 해도 믿음만큼 요 미우 마의 깨달음을 통해 고양이라는 매개물은 잊은 채 내 자신을 깊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고양이의 평범한 모습 가운데 되찾게 되는 나의 자아는 고갈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견을 하게 되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설 속의 고양이와 요 미우 마의 비교를 통해 고양이의 삶, 혹은 인간의 삶을 비교하며 비판하는 것이 아닌 왜 요 미우 마 같은 고양이가 흔치 않은가를 아쉬워 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아쉬움으로 그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깨달음의 변화 속에서 누리는 평안을 다른이에게 나누어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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