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인간 1 - 북극성
조안 스파르 지음, 임미경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하루 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하루에 많아야 책 읽을 시간은 서너 시간 뿐이고 책에 치여 사는 생활이라지만 어쩔땐 책 읽는 시간이 너무나 짧다라는 생각이 든다.

노후가 되면 전원생활에서의 삶을 꿈꾸며 여유를 만끽하려 하지만 시간은 왠지 짧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기 시간이 무의미한 숲속의 나무인간이 있다.

 

고전의 한귀절을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의 넉넉함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무인간. 그는 여유롭고 그럭 저럭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나무라는 독특함 속에서도 느낄건 느끼며 그런 면에서는 나의 부러우을 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엘리아우롸 그가 흙으로 빚은 골렘이 나무인간의 집을 찾아온다. 알리트라바이의 왕이 숲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아틀라스 떡갈나무로 피아노를 만들어 달라며 나무인간에게 명령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숲을 불에 태워 버린다며.

 

그러나 나무인간은 산 나무로 가구나 악기를 만들 마음이 없었다.

어떠한 결론을 못 내리고 떡갈나무를 보러 갔다가 땅도깨비 카카를 만난다. 카카와 나무인간, 엘리아우(곁에 있는 골렘까지..)는 떡갈나무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골렘이 떡갈나무에 올라가 모두 뒤다라 올라간다.

알리트라바이의 왕이 왜 떡갈나무를 없애려고 하며 그렇게 공격을 해대는지 그들은 오랜시간에 걸쳐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야 알게된다. 아틀라스 떡갈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나무였다.

자신의 권위 보다 높다는 이유로 왕은 그 나무를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이 나무에서 내려왔을때 알리트라바이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무인간의 친구들을 다 잡아간 상태다.

늦게 내려온 나무인간만이 알리트라바이에게 겁을 주어 쫓을 수 있었지만 그는 친구들을 구해야만 했다. 떡갈나무는 계속해서 공격을 받고 있었고 그는 떠나야만 했다.

 

그때부터 나무 인간의 모험이 시작된다. 그 모험은 기묘하고 환상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힘겨운 과정을 거쳤음에도 그는 결국 감옥에 갇혀 2년동안 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품에 감옥에 갇히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잡히고 난 사흘 뒤 사형에 처하기로 되어 있던 친구들 그리고 역시 갇히게 된 나무인간에게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 탈출을 하면 할수록 어둠은 짙어져가고 시체들, 괴물들을 만나며 암흑세계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들이 지상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끔찍하고 때론 눈쌀을 찌뿌리게 했다. 카카의 변화된 몸이라든가 싸움 장면이라든가 지하의 음습함을 닮아 점점 암울해져가고 있었다. 지하의 경험은 마치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처럼 괴이하면서도 눈 앞에 펼쳐지도록 독특한 세계를 자연스레 만들어가고 있었다.

 

끈끈하고 어두운 지하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 골렘이 자구 흙으로 돌아가 영원한 잠을 꿈꾸듯 그들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나가야 했다. 자신들에게 그리고 바깥세상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바깥세상으로 나온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구한 재앙과 마주하게 된다.

알리트라바이들이 쓰러트리려고 했던 떡갈나무가 쓰러졌고 그로인해 그들에겐 커다란 재앙이 되어 버린 것이다.

떡갈나무와 알리트라바이들은 목숨을 잃었지만 나무인간과 친구들은 감옥에 갇힌 이유로 살 수 있었다.

이제 그들에겐 할일이 없다. 집으로 돌아가는거 외에는.

그러나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그 가운데 카카는 목숨을 잃고 나무인간,골렘, 엘리아우만이 돌아오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렇게 1권은 끝이 난다. 모두들 극찬하는 것처럼 저자의 상상력은 끝이 없었다. 쉼없이 이어지는 독특함은 역량의 거대함과 연결의 헛점을 가지고 있었다. 상상력 속으로 빨려가다 보면 내 머릿속에서 상상력이 뻗어 나오는 것처럼 공백이 없었다.

그러나 반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상상력은 매끄러운 연결을 이끌어 가기에 조금은 무리가 있었다.

완전 다른 세계이기에 만들어야 할 , 그리고 독자를 이해시켜야 할 요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의 역량으로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환상의 세계를 어느정도 구축해 놓았고 그 세계에 어느정도 빠졌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러나 내게는 낯설었다.

처음 나무인간에게 부러움을 느꼈던 양상과는 다르게 흘러갔고 환상적인 부분들 때문에 세상의 취약점은 배제시켰던게 사실이였다.

내가 느꼈던 낯섬과 유쾌하지 못했던 감정의 정면에는 폭력성과 탐욕이 깃들어 있었다.

숲속의 모습은 인간세계와 만나면서 그러한 것들을 닮아가고 있었고 당연시 되고 있었다. 그랬기에 책을 덮고서도 나의 마음이 찜찜한 것이다. 자칫 상상력의 대향연 속에서 잊기 쉬운 것들이 읽고난 후 밀려와 결코 재미로만 넘길 수 없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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