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동화 - 삶의 지혜가 담긴 아름답고 신비한 허브 이야기
폴케 테게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까지 그 책에 대해 무어라 말할 수 없다는 걸 이번에 또 깨달았다.

호기심, 추측, 혹평까지 읽기 전에 느끼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책을 읽고 난 후다. 이 책을 읽기 전 나의 느낌은 겉표지도 어둡고 동화라고 하지만 식물?이라는 의문으로 별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기대 없이 읽은 책인데 의외로 괜찮은 책이여서 서론이 길었던 것 같다.

 

우연찮게도 이 책을 읽기 전 다른 책을 읽는 중이였고 허브차를 우려내서 마시고 있던 중이였다. 이 책을 읽을 거라는 계획이 없었기에 마셨던 차였고 다른 책을 읽었던 것인데 책 속의 허브들이 내가 마시던 차의 향으로 유혹을 한 탓인지 자연스레 식물동화에 손이 갔다. 결국 마시려던 차는 다 식어버렸지만 식물동화는 내게 정복(?)이 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상상력의 독특함이였다.

영어명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낯선 이름들의 대부분이라 향을 기억하기도 힘들고 효능을 알고 있기란 더더욱 기대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그런데 저자는 17가지의 허브에 효능과 향의 특징을 살려 동화를 엮어갔다.

그 상상력만으로도 놀라운데 이야기는 재미있기까지 하다.

이야기에 빠져 어떤 식물을 이야기 하는지 기억조차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에는 자칫 억지스러운 면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이 이 책이라고 왜 없겠냐만은(더욱이 동화니까) 작가는 살짝 귀엽게 솔직함을 밀고 나간다. 괄호를 이용해 독자의 시작되는 의문을 지긋이 눌러주는 그런 방법으로 말이다.

알면서도 눈감아주게 되는 귀여움이 배어난 식물 동화는 그렇게 순식간에 읽혔다.

 

식물의 효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많아 비슷한 내용도 있었고 비슷해 보이는 식물들도 있었다. 식물 설명을 따로 해주는 부분에서 따로 체크해 두었지만 두번 세번 읽는다면 조카나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이야기해 줄수도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허브의 특징은 우리의 생활에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의 지혜까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다독했을 경우 이점이 많아질 것 같았다.

무슨 책이든 두번 세번 읽었얼때 얻는 것도 많고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더 즐거워 질수 있는 다독은 이 책이 아닌가 싶다.

앞에서 말한 비슷함 덕분에 헷갈려 버릴 수도 있겠으나 우선은 책을 통한 즐거움 만끽이 우선이니 그 점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저 식물을 본적이 있을까 저 향을 맡아본적이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고 음미하게 되니 책을 통한 재미와 저자의 상상력에 제대로 걸려든 셈이다.

꼭 밤하늘의 별자리를 볼때처럼 사색에 잠기기도 했었다.

어린시절 우연히 획득한 별자리 공을 보며 밤마다 마당을 서성이며 별자리를 찾으며 그 별자리에 얽힌 전설을 떠올렸던 기억이 스르르 떠올랐던건 왜였을까.

저자가 만들어 내는 각각 허브에 얽힌 사연은 별자리를 볼때마다 전설이 떠오르는 것처럼 허브에 대한 저자의 상상력은 이제 전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였을 것이다.

소소하지만 허브처럼 그 향만은 오래도록 남아 각각의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는 스르르 퍼져나갈 것이다.

그럴때에 하찮은 식물이 아닌 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인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고 유치하다 생각하더라도 동심으로 돌아가 잠시 즐거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젠 허브차를 마실때 괜히 이 책을 들춰보며 차 한모금 이야기 한모금을 마시겨 향긋하고 배부른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즐겨갖는 티타임이 더욱 더 즐거워 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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