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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판타지 소설의 매력은 현실을 잊게 해주는 모험과 정의가 아니겠냐며 얕은 지식을 드러내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브레이브 스토리는 이러한 나의 예상을 깨며 평범한 초등학생 와타루를 등장시키면서 오히려 현실감을 부각시켜 새로운 세계로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 와타루가 겪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의 출연이 꿈인지 생신지 내가 분간을 못할 정도였다. 브레이브 스토리를 읽다가 잠들면 꿈 속에서 나는 와타루가 되었고 깨어 났을땐 책과 꿈속을 헤메는 나를 발견하고 있었다.
환상의 세계 비전의 등장은 말 그대로 환상임에도 이렇듯 초입부터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들어가야만 하는 비전을 평범한 와타루가 왜 들어가야만 할까?
본격적인 비전의 모험기를 2권에서 시작됨을 알리며 끝나지만 와타루가 비전으로 가야하는 이유를 1권에서 처연할 정도로 세세히 보여준다.
그랬기에 현실감을 느끼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와타루의 현재는 '남쪽으로 튀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성장의 진통과 그로 인한 모험이 시작되었기에 양쪽의 세계를 허우적 거리면서도 와타루가 비전으로 가는 목적이 분명한 것처럼 나 또한 읽는 이유가 분명해져 가는 느낌이였다.
와타루 부모님의 이혼에 어떠한 결론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와타루는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어떻게 헤치며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과연 그것들을 바로잡는 다고 해서 와타루와 와타루의 부모님은 모두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
단순한 운명의 바뀜이 아닌 목숨을 걸고 잃었던 것을 다시 되돌려 놓고 싶다라고 강하게 염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열리지 않는 요어문. 그 문은 10년에 한번 열린다.
와타루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어 하고 엄마 또한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으니 그 문이 나타났겠지만 어린 와타루에게 그것은 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붓는 모험인 것이다.
자기보다 더한 상처를 안고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이미 비전을 여행하는 미쓰루를 통해 모험이 펼쳐질 테지만 분명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
우연히 들어간 비전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고 희망의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쫓겨났기 때문이다.
운명의 탑에서 와타루는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운명을 바꾼다고 한다면 그것은 와타루 혼자만 생각하는 잃어버린 무엇일 것인가 아님 와타루 가족 모두가 바라던 것일까.
그 점이 궁금하다.
와타루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나만의 판단이 생길 것이고 또한 와타루가 처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운명을 다 던졌다고 하지만 가족의 해체야말로 12살 와타루에게는 가장 큰 고난인 것이다.
부모님이 자신을 엄하게 다루는 것, 사고 싶은 게임 cd를 살수 없다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다.
너무나 평범한 아이 와타루.
그러나 한순간에 운명의 고난에 허덕이며 환상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학교 근처의 가건물에서 유령을 보았다는 수근거림은 와타루에게 닥쳐올 고난의 복선이였고 요어문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자신에게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목소리, 정체불명의 노인, 그리고 비전을 여행한 미쓰루는 우연이 아니였다.
자신은 열심히 나름대로 삶을 꾸려가며 살아가고 있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운명은 교묘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자신의 상상과 바램이 보태져 나타난 요어문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망설임이 교차할까.
와타루도 그러한 운명을 탓하며 망설임을 느꼈지만 과감히 나아간다. 궁지에 몰렸다기 보다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에 맞대응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랬기에 다음권에서 펼쳐질 와타루의 모험이 궁금하면서도 망설여지는건 이러한 이유일테다.
맞대응에서 오는 처연함, 나빠질 수 없는 상황속에서의 와타루의 용기가 나 또한 피할 수 없는 순리처럼 다가오는 가운데 와타루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