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꼬리 꼬꼬리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8
키소 히데오 글.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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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제목과 함께 점점 작아지는 글씨, 그리고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쥐의 표정이 궁금증을 일으킨다. 쥐꼬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꼬리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짐작하긴 하지만 이렇게 특이하고 재밌는 책인 줄 몰랐다. 책장을 열면 ‘만약에 내 꼬리가 엄청 길어진다면 어떨까?’ 라는 글과 함께 생쥐의 꼬리를 잡아당길 수 있게 짧은 고무줄이 달려 있다. 그리고 쥐의 꼬리가 엄청 길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길게 연결된 고무줄이 나타난다.




쥐의 꼬리에 달린 긴 고무줄은 하마의 이빨을 뽑아주기도 하고, 키가 너무 커서 친구들이랑 얘기하기 힘든 기린에게 소곤소곤 속삭일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구성이다 보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된다. 물고기를 잡고, 길을 느릿느릿 건너는 양들을 보호해 주기도 하며, 물에 빠진 토끼도 구해준다. 길어진 꼬리로 대부분 다른 동물들을 돕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또한 쥐의 꼬리가 길어진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꼬리 자체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쥐라는 동물을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지만 긴 꼬리 때문에 절대 귀엽다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꼬리의 다른 면을 맘껏 상상할 수 있어서 새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쥐는 길어진 꼬리로 맘껏 상상하다가 가장 큰 약점을 발견한다. 꼬리가 길면 고양이한테 잡히기 쉽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래서 아무래도 꼬리는 짧은 게 좋겠다며 책은 끝이 나지만 무엇보다 상상에 그치지 않고 고무줄이 정말 생쥐 꼬리 역할을 해주어서 놀이를 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먼저 읽고 딸아이에게 읽어줬는데 길어진 꼬리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책을 읽는 내내 무척 즐거워해서 덩달아 내 기분까지 좋아졌다. 고무줄 하나가 이렇게 즐거운 책 읽기를 만들어 주다니! 재밌고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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