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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3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혼란스럽다.
운명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난해하며 쉽지 않을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3권을 읽으면서 단순히 비전으로의 여행과 운명의 탑을 향한 길이 녹록치 않을거라는 예상만 했을 뿐 이러한 혼란스러움은 짐작하지 못했다.
와타루는 '탄식의 늪'에서 아버지와 아버지 애인을 닮은 사람들을 보며 현세의 와타루와 똑같은 상황임을 알고 괴로워 한다.
환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슴아픈, 자신의 고통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복선에 불과했다.
내가 혼란스럽다고 말한 것은 와타루의 여행이 깊어질수록 짙어지기 때문이다.
미쓰루와는 다르게 잔정많고 정의를 좇는 와타루는 하이랜더로써 또한 키키마와 미나의 동료로써 비전에서 자신의 목적외에 이루고 있는게 더러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비전 세계의 역사, 여신님의 힘을 느끼며 비전에 젖어들게 되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목적을 잠시 잊으며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던 와중 비전에서 한사람, 여행자에서 한사람씩 사람기둥을 세운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없애 달라고 여신님께 말할 결심을 하지만 여신님께 말할 수 있는 소원은 한가지라는 것을 깨닫는다.
비전을 구해도 자신은 변화된게 없고 현세의 운명을 바꾼다고 하여도 상처는 마음에 남아있으니 커다란 결실을 맺을 것 같지도 않고 와타루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 와중에 '목소리'는 여신을 없애고 비전도 현세도 모두 바꾸라는 유혹을 하지만 사카와의 장로와 바크상 박사는 운명의 탑으로 가는 도중에 자연히 말해야할 부탁이 생길테니 자신을 믿으며 마음을 편히 먹으라며 충고한다.
또한 처음 비전을 여행할때 미쓰루와 와타루의 길은 다르다고 했던 것을 보며 내 마음의 것들이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길이 다르고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 말에 와타루는 충격을 받는다. 분명 와타루가 있는 곳은 비전이지만 현세에서의 와타루이기 때문에 불합리함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여행자의 마음을 반영하여 비전이 형태를 이루기 때문에 모든것이 와타루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여행은 처음 내가 생각하였던 위험과 책임의 임무를 떠나 훨씬 복잡한 것이였다.
여신이 만든 세계 비전으로 여신이 초대하여 와타루가 왔으니 비전의 법을 어느 정도 수행해야할 터, 미쓰루는 점점 힘들어지지만 꾸꿋이 가보기로 한다.
포기한 여행자들이 살고 있던 델라 루베시의 안일함과 파괴를 본 후 와타루는 도망친 배신자를 쫓다 미쓰루를 만나지만 미쓰루다운 냉정함과 확실한 목적성에 크게 실망하고 만다.
보석을 찾기 위해 배산자가 현세에서 가져온 동력선의 도면을 걸고 북쪽 세계와 거래를 하려고 한다. 미쓰루는 그 거래로 통해 보석을 얻고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겠지만 비전은 더더욱 혼라스러워짐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나 와타루는 그것을 두고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여행자로써의 냉철함을 지니고 있는 미쓰루가 옳은 모습일지도 모르는데 와타루는 비전의 세계의 호란도 현세의 자신의 상처도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이다.
답답해보이기도 하고 미쓰루의 말마따나 사람좋고 한가해보여 저래가지고 운명의 탑에 도착할 수 있으며 사람기둥이 되어 버리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와타루를 지나칠 수 없는건 우리의 마음 또한 미쓰루보다 와타루를 조금 더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잔정이고 정의로움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올바르게 가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와타루도 다른 길로 가면 편하겠지만 내 마음이 내켜하지 않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잠시 목적을 잃더라도 그렇게 차근 차근 올곧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그러한 혼란스러운 마음이 어떻게 정리가 될지 알수 없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와타루는 자신의 운명과 맞섰고 자신에게 진실되어 있었다.
나 또한 혼란스러움이 그득하기에 4권에서의 결말이 무척 궁금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싸하게 아려오기도 한다.
아무래도 그건 세상 모든것을 구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