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 - 나이의 편견을 깨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리사 콩던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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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는 일의 가장 좋은 점은?

나라는 존재에 대해 더 안정감을 느낀다.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되더라도 괜찮아, 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도 덜 신경쓴다.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더 관대해진다. 100쪽


올 초만 해도 내가 38살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해 놓은 것도 없는데 하릴 없이 나이만 먹은 것 같아 두려웠다. 40대가 되는 것이 두려웠고, 이대로 내가 없어지고 사라져 버릴 것 같아 자꾸 과거의 나를 회상하고,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을 쌓아가기 바빴다. 그러다 용기를 내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적성에 맞아 오랜만에 뭔가에 대한 새로운 계획 같은 것도 세워보았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로 인해 나이가 들어 오랫동안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은 있지만, 나이 먹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또 방황하고 후회하다 30대가 끝나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성공은 나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마흔 살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58쪽


마흔 살이 축복이 될지 좌절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분명 대단한 것임을, 그것이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겠다. 결혼을 하고, 경력이 단절되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고,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을 때 혹은 성공의 정점에 있을 때도 과감히 도전하고 노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내게 그런 확신을 심어 주었다. ‘나이의 편견을 깨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란 부제를 보고서 처음엔 시큰둥했던 게 사실이다. ‘편견’과 ‘독립’은 왜 유독 여성들에게 더 많이 부여되는지 확실히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러다 정말 우연한 계기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더니(나이와 환경에 상관없이) 벌어진 엄청난 변화를 듣고 있노라면, 타인의 이야기임에도 큰 용기가 되고 내게도 그런 가능성이 일어나진 말란 법이 없다는 사실을(그런 가능성이 없으면 뭐 어때!)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삶을 살아왔든, 열망하는 것이 있다면 그 열망이 무엇이든 그 속에서 견뎌낼 수 있다. 따라서 나의 조언은 그냥 부딪히라는 것이다. 27쪽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감동을 받았던 것은 ‘열망’이 없을 수도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어떠한 계기로 발견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느 날 문득 발견되기도 하지만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한 확신을 가져다주지 않지만 노력하는 모습, 그 길을 걸어보려는 다짐, 생각지도 못했던 길이더라도 ‘내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공허함 속에서도 잠재력이 길러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그것을 발굴하고, 시도하고, 노력해서 얻어낸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단정 지을 수 있다. 나는 너무 평범해서 그런 발견조차 쉽지 않을 거라고 좌절할 수 있다. 하지만 70~90세의 나이에도 발견되고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며 어쩜 너무 조급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어보기도 했다. 모두가 늦었다고 말할 때, 정말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아무도 모른다. 목표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열망’ 자체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이다.

물론 현실을 옥죄는 것이 많다. 결혼, 육아, 돈, 용기 부족, 두려움, 불안함 등등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안주할 수 있는 이유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나 역시 지금껏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 하면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았던 적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여성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싶었다. 자신을 찾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열망과 시도는 꼭 현대에만 이뤄진 것이 아님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찾는데 과감해졌으면 싶었다. ‘과감하라’는 말이 현재의 모든 것을 부수고 나오라는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과감’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시도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하더라도 자주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 순간에는 적어도 살아 있음을 느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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