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스토리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드디어 판타지의 세계 비전으로의 여행이 시작 되었다.

그 여행이 험란한 길임을 앎에도 내가 먼저 설레였던건 왜일까.

아마도 와타루의 지지자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와타루의 여행을 지켜보고 싶었고 와타루가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씁쓸함이 들었다.

1권에서 판타지에 대한 장르의 편견을 깼음에도 2권에서는 어느새 비전으로의 여행이라는 것을 안 후 다시 환상을 가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번복 속에서 만난 비전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지만 밀려오는 씁쓸함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 현실과는 다른 세계지만 현실과 너무 비슷한 룰을 가지고 있고 닮아 있어서가 아니였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종족간의 다툼, 차별 그 안에서 몰려드는 수 많은 문제들이 현실세게의 인간군상과 너무나 흡사했다.

어려움이 처했을때 진정으로 와타루를 도와 주는 여러 친구를 만나 따뜻함을 느꼈지만 그래도 와타루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우연히 수인족 키키마를 만나 가시라 마을의 역사와 배경을 알게 되고 여러 사건을 통해 조금씩 운명의 탑으로 향해가지만 아직 정보를 모으는 수준이다.

우연히 하이랜더가 된 후 첫번째 보석을 찾게 되지만 찾아야 할 보석도 많고 위험에 처한 미쓰루와 자신도 구해야 한다.

또한 낯선곳의 몽롱함도 있었지만 아직 어린 소년인 와타루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지 못한다. 물론 누구나 도움을 받고 살아가며 그 도움으로 인해 자신의 길을 향해간다.

그러나 너무 어린 와타루였기에 그러한 도움의 손길은 눈에 띄게 많은 안도감과 허무감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임에도 눈에 띄는 그러한 도움에 살포시 아쉬움을 표해본다.

 

와타루가 이끌어가야 할 전개가 어떠한 것인지 예상하지 못하기에 가지는 생각일 수도 있으나 운명의 탑으로 가는 과정은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더이상 와타루와 미쓰루가 상처를 받지 않고 원하는 되돌림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과연 그것이 이루어질까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또한 와타루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냥이족 미나의 문제까지 겹쳐 있기에 훨씬 복잡하고 위험하다.

실제로 2권에서 그러한 위험에 직면한채 끝을 맺었으니 운명의 탑의 의미를 잃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이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도무지 그려지지 않는 운명의 탑의 모습을 잘 상기하면서 헤쳐나갈 필요가 있다.

와타루 뿐만 아니라 독자인 우리도 말이다.

 

비전의 세계에 들어왔어도 현세의 세계와 똑같이 시간은 흘러가기에 미나를 통해 잠깐 엄마를 만나고 오지만 어린 와타루가 그렇게 큰 짐을 감당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아직 어리기에 염려하는 이러한 것들이 동정이나 당연함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와타루가 비전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수시로 내뱉게 되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지 않기를 또한 염려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판타지의 세계는 이러한 현실감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기대했던게 사실이나 와타루가 펼쳐나갈 세계는 현실에서의 잘못된 것을 바꾸고자 함이였으니 그러한 마음을 많이 거두고 와타루와 그의 친구들, 미쓰루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와타루와 미쓰루가 바꾸고자 하는 것들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간절했기에 비전의 문이 열렸던 것처럼 그들의 운명의 탑을 향해가는 과정만으로도 그들의 애절함은 남으리라.

부디 그들이 초심을 잃지 않기를...

그래서 꿋꿋이 헤쳐나가주기를...

현실에서든 비전에서든 그들에게 주어진 많은 것들을 말이다.

 

 

p. 153

어리석은 쪽이 때로는 올바른 것보다 훨씬 강하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경우가 있어 작은 마음, 구멍이 뚫린 마음, 텅 빈 고목나무 같은 마음에는 어리석은 것이 더 스며들기가 쉬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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