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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린이 이도영 ㅣ 도토리숲 저학년 문고 3
강이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1월
평점 :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거의 매일 하고 있는 것 같다. 거짓말의 대부분은 아이와의 대화에서 이뤄진다. 어떤 약속을 했으면서도 지키지 않을 때도 많고, 귀찮다는 이유로 겁을 주고 말을 꾸며낼 때도 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거짓말 하면 안 된다고 할 때마다 마음에 많이 찔린다. 종종 아이에게 회개하듯 거짓말을 시인하고 사과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나의 거짓말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 이도영은 의도는 좋았지만 잘못된 행동과 말 때문에 시련을 겪게 된다. 친구들이 모두 상장을 받는데 도영이만 상장을 못 받아 실망하고 서운한 마음이 가득이다. 그런 마음으로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갔는데 옆 침대에 있는 아줌마 아이가 상장을 자랑하는 바람에 도영이는 더 울적해져 버린다. 상장을 받은 아이를 칭찬해주는 엄마를 보면서, 자신이 상장을 받았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상상한다. 고민하던 도영이는 집에서 몰래 가짜 상장을 만든다. 한 장 정도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여러 장을 만드는 바람에 놀러 온 반 친구에게 들키고 만다. 당황한 나머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캐릭터 카드까지 쥐어주지만 다음 날 가짜 상장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반 전체에 퍼지고 만다.
이런 상황이라 엄마에게 병문안 가기도 꺼려졌다. 상장을 가져가면 엄마가 기뻐하고 얼른 나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비밀이 탄로가 나는 바람에 계획이 모두 틀어져 버렸다. 거기다 가짜 상장을 보고 엄마가 좋아한다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 도영이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고민하던 도영이는 일기에다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왜 상장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상장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용기 있게 고백한다. 그리고 그 일기로 인해 도영이는 진짜로 상장을 받는다. 그렇게 받고 싶었던 상장을, 늘 자신에게만 불리했던 상장을 받고 나자 당당해지는 기분이다. 이제는 친구들과 엄마 앞에서도 떳떳하고 기뻐할 엄마를 생각하면 뿌듯해지는 것 같다.
왜 책 제목이 <착한 어린이 이도영>인지 생각해 봤다. 의도는 좋았지만 가짜 상장을 만들고 비밀이 들통이 나자 선물로 비밀을 지키려고 했던 건 나쁜 행동이다. 그럼에도 나중에는 일기에도 용기 있게 솔직하게 고백했기 때문에 ‘착한 어린이’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가짜 상장을 만든 이유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순수했던 의도는 진짜였다고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도 하고 거짓말도 한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고, 반성하고 안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도영이는 그 과정을 충실하고 솔직하게 고백했기 때문에 상장이 더 빛났다. 큰 실수를 고백했다고 해서 작은 실수도 없었던 일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작은 실수를 고백하는 용기가 없다면 큰 실수는 더 고백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점을 알고 책임지는 법을 배울 때 진정으로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내 자신부터도 그렇게 하려 노력하려 한다. 적어도 아이 앞에서 자잘한 거짓말이라고 해서 괜찮다는 식의 가르침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