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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 문명과 야만의 진정한 의미 찾기, 최협 교수의 인류학 산책 ㅣ 비행청소년 5
최협 지음 / 풀빛 / 2014년 12월
평점 :
인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태초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민족이나 종족에 대한 긴 안목을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견해를 배운다는 것은 인간의 행동과 관습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오랜 진화와 변화, 그리고 발전 과정의 결과로서 자신을 인식하도록 해 준다. 21~22쪽
인류학의 설명을 들으면서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인류학에 대해 무지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 인류학의 일환이었다는 것도 말이다. 인류학을 살펴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들이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크게 문화의 속성 중에서 학습성, 공유성, 변동성, 총체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 가를 알게 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학문이 인류학이라고 생각하니 접근과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중요한 학문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인류학의 최종 목적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인류사에 행해져 왔던 문화적 제국주의의 극단성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는지 사례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는 복잡하고 다양해진 사회와 문화에 따라 서로 존중하지 못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렇게 혼란스런 사회에서 인류학을 조금 더 이해한다면 충분히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야말로 이상적인 바람일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레비스트로스는 인류학의 목표란 인류 문화와 사회현상의 표면을 뚫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근본 구조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241쪽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는 오늘날 문화 해석에 있어 가장 영향력이 있음과 동시에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즉 문화란 것은 인간의 심층 심리에 깔려 있는 구조가 겉으로 나타나는 것으로서, 심층까지 파고 들어가면서 그러한 문화 현상을 결정짓는 인간의 의식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란다. ‘결국 레비스트로스는 역사의 발전이 인간 사회를 더 좋은 상태로 인도할 것이라는 환상을 거부함과 동시에, 실존주의자들이 가정하는 인간의 자율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구조주의와 실존주의가 부딪히는 부분을 이해하면서도 서로 절충하고 포용되고 섞일 때 이상적인 문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피부에 와 닿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현재보다 더 밀접한 세계화가 될 거라 생각된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려면 앞서 말했듯이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저자 또한 ‘역사적 경험이 보여 주는 교훈은 매우 단순하고도 분명하다. 즉 진정한 사회 문화적 발전은 문화적 다양성, 관용과 포용, 그리고 나눔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럴 때에 다양한 문화가 더 생겨나고 그 안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러한 사실들이 먼 얘기가 아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