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와서 그런지 밖은 돌아다니기 싫어서 집에 있는데, 오래전부터 벼르고 있던 거실 책장 정리를 하고 싶었다. 아침에 둘째가 순식간에 어지럽힌 책장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마음이 생겼을 때 정리하자 싶어서 책장을 다 뒤집었다.
미니북 책들이 들어 있는 3단 책장 말고 아이들 책은 이게 전부다. 내가 사준 건 극히 드물고 대부분 얻거나, 여기저기서 선물 받은 책들이다. 내 책들 때문에 더 이상 늘리는 것도 어렵고, 읽지도 않은 책이 많은데 소장하는데 의미를 두지 말자 싶었다. 책들을 모두 꺼내 몇 년 동안 꺼내보지도 않은 책들은 과감히 뺐다. 그 책들은 대부분 발행 연도가 10년 이상 된 책들이었다. 그런 책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시리즈는 남겨두었다.
책을 빼고, 다시 꽂고, 먼지를 닦고 책들을 분류하고 키를 맞추는 작업이 계속됐다.

정리된 모습이다.
그래도 50권 넘게 뺀 것 같은데 왜 티가 안 나는지 모르겠다. 가로 쌓기를 하지 않았고, 책장이 아주 약간 헐렁한 것 외에는 큰 차이를 모르겠다. 그림책은 빼기가 힘들어서 헐렁하게 보관해야 하는데 그동안 책이 많아서 그냥 빽빽하게 보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장 정리를 하면서 공룡과 동물을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둘째가 자주 꺼내는 책장에다 그런 책들만 따로 모아줬다. 하원하고 오면 네 책은 여기 있다고 알려주려는데 알아먹으려나 모르겠다. 아마 5분도 안되어서 이 책장은 지금 이 모습을 지키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증거사진을 남긴 것 뿐!
이제 청소기 한 번 밀고 내 책 읽어야지! 하얗게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