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셀렉트 북 - 로컬 트렌드세터가 추천하는 도쿄 아이템 250
강한나 지음 / 니들북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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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도쿄에 간다면 들고 가기 참 좋은 책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장 도쿄에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좀 지난한 시선으로 이 책을 봤다. 사진과 곁들어진 가단한 소개, 위치 정보가 대부분이어서 읽는데 부담이 없었지만 확실한 건 알 수 있었다. 광관지를 소개하는 그저 그런 책이 아닌, 발로 뛴 경험이 진득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 말이다. 어느 도시를 가던, 관광객이 가는 곳과 현지인이 가는 곳이 있다고 한다. 나 역시 낯선 도시를 가게 된다면 덜 붐비고, 맛있고, 현지인이 주로 이용하는 곳을 가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계속 구경하다 보니 도쿄가 옆 동네도 아닌데도 당장 가보고 싶은 곳이 점점 쌓여 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커피를 마셔대는 내게, 도쿄가 커피를 즐기기에 좋은 도시인 줄 전혀 몰랐다. 체인점 커피의 틀에 박힌 맛이 아닌, 개성 강한 바리스타들이 즐비한 곳에서 커피는 물론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저트가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 정말 우리 동네에 그런 곳이 있다면 당장 단골이 될 것 같은데, 아무리 둘러봐도 체인점뿐이고 생긴다 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개성 있는 카페들이 그저 부러웠다. 도쿄와 우리 동네를 비교하는 자체가 모순일지라도 그저 아쉽고 아쉬웠다.

일본 하면 예쁘고 맛있는(먹어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니까, 사진만 봐도 맛있어 보이니까) 디저트도 유명하다. 결국 사진으로 구경하다 달콤한 게 먹고 싶어서, 남편을 빵집으로 꾸역꾸역 보내 대충 당을 충전했지만 익숙한 맛이 아닌 새롭고 달콤한 맛을 느껴보고 싶은 욕망은 늘 있다. 모양도 예쁘고 입 안으로 퍼지는 기분 좋은 단맛과 함께 마시는 커피 맛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이 책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점점 고역이 되어가고 있었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고, 구경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였다. 아기자기한 문구류도 관심이 갔고, 지브리 미술관도 궁금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말 이걸 먹으로 도쿄에 간다고 할 정도로 먹어 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맛있는 걸 먹을 때의 행복감을 알아버렸는데(일상에서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목적이 그것이라면 그런 여행도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도쿄에 간다면(일본의 다른 지역일지라도) 이 책을 쥐어주고 싶어진다. 생생한 현장의 묘미가 살아 있으니 가서 좀 느껴보고, 얘기해 달라고 말이다. 삶의 행복은 각자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고,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간접경험으로나마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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