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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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갈피마다 터져나오는 안타까움, 참지 못하는 울음, 동참을 호소하는 말들...

  김혜자님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생각하면 무조건 마음으로 동의하게 된다.  내게 손이 두 개가 있는 이유를, 그이가 말하는 방식대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한 손은 내 자신을 돕기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   다른 사람을 위해 벌릴 그 나머지 한 손을 아직 접고 있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위해 김혜자님은 이 책을 썼다.

  모두들 알고는 있다.  TV를 통해, 신문을 통해 언제나 전쟁, 난민들의 이야기,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편안히 거실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그 표정없는 얼굴, 지친 모습들을 무심코 본다.  가끔은 비통한 마음이 되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뿐, 내 손 하나는 그들을 위해 벌리지 않는다.  지구 위 어딘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그들의 마음이 되어보기를 거부한다.  지붕이 있고, 몸에는 입을 것을 걸쳤고,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있는 75%에 들었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이 책이 그런 내 행위를, 그런 범죄적인 무신경을 질타하고 있다.  안타까운 목소리로, "당신의 나머지 한 손을 내밀어주세요.... 당신의 손에 수많은 생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그 손을 닫고만 있을건가요..?"

  혜자님의 뜨겁고 아픈 호소, 온몸을 바치는 그이의 행동,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들에 무딘 마음도 움직인다.  우리 식구 모두, 지구 위 어딘가에서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을 위해 조금씩 자신의 것을 내기로 했다.  우리야 그정도로 마음을 내는 것 뿐이고, 온몸 온마음으로 나선 김혜자님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별이 되어야하니 내내 건강하기를 빌어본다.

  교육사상가인 파울로 프레이리의 말을 인용했다는 제목, 지은이가 더 이상의 제목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맞는다고 생각했다는 제목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는 내게는 썩 이 책의 호소와는 맞닿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참교육학부모회에서 학교 체벌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내건 슬로건과 같아서인지.... 직설적으로는 교육 현장의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지은이의 마음에는 더도 덜도 없이 적합하다고 생각이 되었다니까....  조금 더 넓은 뜻으로, 상징적으로 받아들여본다.  책 안에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김혜자님이 아이들과 함께 한 고통과 안타까움의 현장, 사랑의 현장이 많이 담겨있는데, 표지에는 탤런트 김혜자님이 활짝 웃는 얼굴로 연기자다운 모습으로 있다.  출판사에서도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지금의 표지보다는 책의 내용과 함께 있던, 현장에 있는 김혜자님의 사진을 표지로 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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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1-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좀 가식적이긴 하지요? 그건 요즘 판매술이라 치더라도, 마음 찡한 책이었지요. 잘 읽고 마음이 조금 더 착해져서 갑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sprout 2005-01-1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저도 그 책 읽고 마음이 조금 더 착해진 것 같네요. 덕분에 좋은 주말 보내고 있답니다! ^^

cheonks 2005-01-1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게 닫혀진 마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직도 난 한 쪽 손이 그대로 있는걸...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