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 Sosa - Cantora
메르세데스 소사 (Mercedes Sosa)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15세에 라디오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것으로 노래를 시작하여 74세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녀는 노래를 불렀다. 고단한 아르헨티나의 정치 상황에서는 그녀가 계속 노래를 부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군부독재하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노래를 계속 불렀던 소사는, 자신의 노래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나는 전세계 민중을 위해 노래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건 나를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니까요. 노래는 변합니다. 투쟁과 단결의 노래도 있고 인간의 고통에 대해 호소하는 것도 있습니다. 내가 1982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왔을 때, 나는 무대 위에서 국민들에게 새롭게 표현해야 할 방식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건 국민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왜냐구요? 아르헨티나에 산다는 게 투쟁이거든요. 아니, 라틴 아메리카에 산다는 게 그렇지요. 나는 국민들에게 무슨 문제제기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저항의 가수 소사. 우리도 군부 독재시절 운동 가요가 있어 그 저항의 목소리를 꺼트리지 않고 어렵게 이어내려왔지만, 결국 '국민적 지지'라는 것을 받지는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소사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 군사독재의 암흑기에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끝없는 기립박수로 지지를 받았다는 것, 아르헨티나의 소사는 자신의노래가 약한 자들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겠지. 마치 억압받는 모든 민중의 절망과 고통과 염원과 기도가 담긴 듯, 그녀의 목소리는 장중하고도 간절하게 들린다. 이 음반을 만들 때의 소사는 이제 그 모든 고난과 기쁨의 세월을 담은 듯, 때로 할머니의 음성으로 물흐르듯 흐른다. 이역만리, 먼먼 타국에서 평생을 바쳐 열심히 불렀던 할머니의 노래라.. 감동스러웠다. 그거야말로 전지구적인 감동이 아니었을까...

12월 한 달 동안 그, 세월을 장중하게 살아온 목소리를 들었다. 어느 흐린 날엔가는 혼자 집에 있으면서 하루종일 소사의 노래와 함께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아쉬웠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소사 할머니의 노래를 듣다보니 왠지 위안이 되었다. 살아가는 것,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것, 정직하고 힘닿는 데까지 살 일이다.. 그러면 어쩐지 많이 늙어서도 행복해질 것 같이 생각되는 것이다. 올겨울에는 메르세데스 소사의 '칸토라' 음반을 함께 나이먹어가는 지인들에게 권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내게는 또, 젊은 소사가 부르는 노래를 찾아 들을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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