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 2009 용산참사 헌정문집 실천과 사람들 2
작가선언 6·9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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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9년이 다 가기 전에 마음 먹은 일을 하기로 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용산의 일을 잊지말아야겠다는 것. 2009년의 이 땅에 함께 살았던 사람으로서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면 그 첫 번째가 내게는 용산이었다, 는 것이다. 일 년이 다 되어 다시 겨울이 왔고 이제  곧 새봄이 오고야 말겠지만, 순리대로 풀릴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고 천천히 잊혀져가는 중인 그 일, 신문으로 티비로 잡지로만 보았던 그 일, 결국 광장의 촛불이 되지도 못했던 그 일,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 한 구석에 생채기로 남아 가끔씩 서늘하게 만드는 그 일.  

이 책의 소개를 보다가 이 문장을 보았다. 

오늘 바로 이 땅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도둑이 아니면 바보일 것이다. 

조세희 작가의 말이다. 마음을 찌르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 나는 혹은 우리는, 때로 행복했지만 결코 정녕 행복할 수가 없었다.  

뭔가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가기도 어렵고 어떤 할 일이 있는지도 모를 때, 문정현 신부님이 신문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걸 보았다. 책의 수익금을 용산의 일에 어떤 식으로든 보탠다는 말이다. 거기는 당장 피해자가 있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을 잊지않기 위해 알리고 추도하는 일이 있고, 해결하라고 촉구해야 하는 일도 있다. 그걸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일들, 그 사람들에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사고싶었다. 사서 좀더 자세히 보고,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는? 

또 한권을 구입해서 누군가에게 알리면서 선물한다. 그리고 꼭, 그에게도 좀더 자세히 보고, 다른 누군가에게 한권을 구입해서 알리면서 선물하라고 권할 생각이다. 그건 작고도 작은 일이지만, 그런 릴레이가 끝나지 않는다면, 그건 작고도 작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감히, 용산에 마음빚이 있는 '도둑도 바보도' 아니지만 딱히 어째야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많은 소박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이렇게 해보자고 권해본다. 우선 잊지 않기 위해 좀더 자세히 보고, 그걸 다른 한 명에게도 전파해보자고. 그게 올해 이 땅에서 크나큰 불행을 겪은 이들에게서 고작 한걸음이라도 더 멀어지지 않는 방법이 아니겠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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