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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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흔 넘은지 한참, 이제 곧 오십줄에 들겠지만, 아무려나 이제껏 한 일보다 이제부터 해야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부터 하고싶은 일이 더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이겠지만.. 

여태껏 참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따지고 보면 그 생각들 중에 나를 제 자리에 놓고 살아온 게 얼마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 뭔가. 언제나 명쾌하고 발랄한 김어준 총수의 이야기를 한겨레 esc에서 들을 때, 그 이야기들이 마치 화살처럼 쓩~하고 날아와 퍽! 하고 내 가슴에 꽂히곤 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게 하나도 아프지 않고 상쾌하기만 한지라, 그 쾌감을 좇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찾아 읽었다. 신통하게도, 잘도 아는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다. 인생 상담을 의뢰하는 문제들이 어디 하나같이 쉬운 게 있던가? 이쪽에 좀 끼워맞췄다 싶으면 저쪽이 삐걱거리고, 그쪽 다시 두드려 맞추다보면 어느새 이쪽은 내려앉아있든지 더 불쑥불쑥 솟아올라있기 일쑤 아니던가? 너 좋고 나 좋은 윈윈게임이 어디 우리 인생에 몇번이나 겪어볼 체험학습이던가 말이다... 그런데, 원래 이쪽 저쪽 다 맞추기 어려운거야~ 그냥 그쪽은 내비두고 이쪽만 바로하고 살어~ 그쪽서 끝까지 같이 맞추자 그러면 그냥,,, .... 

뭐 꼭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니었지만 대충 이렇게 들렸다. 어떤 문제에서는 말이지. 게다가, 남에게 씌우고 징징거리지 말라는 것도 시원.. 뭔가 그런 생각으로 오락가락하면서도 쉬 내지르기 어려웠던 말들, 쉬이 만질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내기가 어렵던 것들을 어떻게 그렇게 반짝 투명한 말로 형상화해내는지 신기했다. 그래서 김어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점점 보인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매뉴얼이. 내가 그 과정에 꼭히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그 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여서 그리로 가려고 할 것 같기는 하다. 아직 이 책을 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가... 

나이 막론하고, 새겨들을 거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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