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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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규항을 좋아한다. 씨네 21에서 쾌도난담으로 김어준과 함께 등장해서 보았고, 책 말미에 실리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라는 칼럼을 보고는 정말 그가 마음에 들었다. 김규항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의 생각, 그의 문장이다. 그의 표현은 선명해서 좋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품위에 특히 민감하다. 자신의 글이 자본의 신과 싸우는 일에, 사람들의 위엄과 존경을 되찾는 일에 개입하는 한 운동이길 바란다는 그의 바램대로 그의 글들은 충실하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그의 문체는 더욱 빛난다. 나는 내가 그의 생각을 더 좋아하고 있는지 그의 문장을 더 좋아하고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한동안 그의 문장을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불행히도 알고 맞장구쳐주는 사람이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그저그런 소읍에 사는 아주아주 평범한 40대의 아줌마이긴 하지만, 주변에는 씨네 21조차 열심히 보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소박하고 어찌보면 그리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지만, 그저 나는 몇 사람들에게 이 책을 사서 권했다. '어린이 도서 연구회'라는 단체에서 어린이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회의결과를 정리하는 점수라는 게 있는데, 별점 대신 올챙이를 한마리에서 다섯마리까지 준다. 올챙이 다섯마리를 받으려면 이런 기준이 있다. 올챙이 다섯마리: 내 돈으로 사서 보여주면서 권한다. 내게는 이 책이 올챙이 다섯마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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