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럼피우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글, 그림 |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앨리스, 미스 럼피우스, 루핀부인...바닷가 집 1층의 가게에서 뱃머리 장식품이랑 인형을 깎아 만들어 팔던 예술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앨리스는 할아버지와 약속을 한다.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 볼 거예요.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와서 살 거고요...
'얘야, 그런데 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구나.' 예술가인 할아버지는 당부한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약속들, 게다가 사실 인생이란 그러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런 인생도 많지 않다. 어쨌든 나 자신은 지금도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닌가?

할아버지와 그런 약속을 나눈 앨리스는 금방금방 어른이 되었고, 도시의 도서관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미스 럼피우스라고 불린다. 그리고는 어느날, 세상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몸이 아파질 만큼 세상을 충분히 돌아다닌 후, 미스 럼피우스는 바닷가에 새 집을 구한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어떻게 더 아름답게 만든단 말인가?

그렇지만 역시 세상은 누군가에 의해서도 좀 더 아름다와 질 수 있는것! 병들어 누워 지낸 그녀를 기쁘게 했던 루핀 꽃이 얼마나 아름다왔는가를 생각한다. 그리고 근사한 생각! 미스 럼피우스는 루핀 꽃씨를 자그마치 5부셸(5 X 36 리터)만큼이나 사서 온 데다 뿌리기 시작한다. 고속도로 곁에도, 언덕에도, 시골길에도, 돌담 곁에도....

이듬해 봄, 온 마을은 루핀 꽃으로 뒤덮인다. 세상은 좀 더 아름다와 진 것! 파란 꽃, 보라 꽃, 분홍, 빨간 꽃들...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을까?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이를 루핀 부인이라 부른다. 루핀 부인은 아이들을 데리고 곧잘 머나먼 세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손녀 딸과 약속을 한다. '네가 한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지..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하렴.'

우리 모두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다. 그런 소원을 하나 가지고 산다는 것은, 그냥 산다는 것과 얼마나 다를 것인가! 루핀 꽃 가득한 들판을 마음 속에 갖고 사는 것과 다름 없으리라...

보랏빛 루핀 꽃이 가득한 들판과 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루핀 부인이 너무 아름다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본다면, 또 하나의 씨앗 같은 소원을 마음 속에 품게 된다면, 세상은 대체 얼마나 아름다와질 것인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상상이다. 불가능할 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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