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산책 별난 선물 위드북스 25
나카가와 히로타카 글, 아라이 료지 그림, 황소연 옮김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별난 산책 별난 선물? 정말 별난 책이다. 나카가와 히로타카가 쓴 글도 재미있지만( 보니 그는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을 가졌던 적이 있다), 무엇보다 아라이 료지의 그림은 상상을 넘어선다. 그림책에서 이런 그림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아이의 그림을 흉내낸 듯한 그림책 그림은 가끔 보지만, 이렇듯 아이 그림이과 전혀 다를 바 없이 보이는 그림도 드물 것이다(그야말로 고도의 계산에 의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유쾌하다.

카이가 강가를 산책하는데 갑자기 나타나는 선물들. 황당하게도 물고기 한마리가 팔딱 뛰어올라 카이의 머리에 척 붙는다는 식이다. 그렇게 황당하게 받은 선물(아직 아빠의 선물인지 모르지만) 을 탐내는 고양이가 나타나자, 카이는 기꺼이 그것을 다시 선물한다. 그 과정은 한 페이지에 네개의 컷으로 표현해서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하다. 역시 황당한 방식으로 선물이 양도된다. 그리고는 '글쎄 그런데 좀 어색한걸.'하는 고양이와 헤어져 다시 산책을 계속하는 카이. 그 표정은 두개의 선으로 된 눈과 세모 입으로 단순하고, 카이의 팔과 다리는 그대로 네댓살 아이의 그림이다. 만족감에 찬 카이의 느긋한 표정이 기분좋을 때 그린 아이들의 그림과 닮아있다.

그리고 다시 황당하고 유쾌하게 반복되는 아빠의 선물. 예외없이 등장하여 카이에게 그 멋진 선물을 부탁하고 다시 선물 받아가는 동물들. 동물들은 언제나 '와 멋지다! 나도 그런 ...가 있었으면...'하고는 부러움을 나타낸다. 카이는 이미 누렸던 즐거움을 그런 동물들에게 느긋한 마음으로 나누어준다. 그렇게 되풀이되던 선물과 동물들의 등장 끝에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하는 아빠.

그야말로 황당함의 극치! 이토록 유쾌하고 황당하게 등장하는 아빠를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아빠는 높은 나무 위에서 기타를 치고 계시다가 카이에게 노래로 아빠가 준비했던 사랑의 선물에 대해 읊조린다. 그때 아빠의 옷차림과 표정이란!! 이 책을 보지 않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차림과 표정과 자세로 아빠는 등장한다. 얼마나 멋진 아빠인가!! 그야말로 아이들에게는 환상적인 아빠의 것이다. (드림 파파^^)

역시나 그 아빠를 부러워하며 동물들이 나타나고, 카이는 이번에는 단호하게 '안돼, 우리 아빠는 줄 수 없어!(아빠만은 절대로 안 돼)' 그러자 그 멋있는 아빠는 끝까지 멋있게 이렇게 동물들을 초대한다. '그래그래, 우리 모두 맛있는 것 먹으로 우리 집에 가자, 이 아저씨가 노래도 불러 줄께'

뒷장을 넘기면 아빠가 큼지막한 냄비에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덜어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그림같은 노란 식당에서! 아이와 동물들의 환호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이런 아빠와 함께라면!

아라이 료지의 그림, 이 내용을 이렇게 적절히 표현해 낸 그림 작가에게 경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잘 그려진 많은 그림책들 속에서도 너무나 유쾌하게 돋보이는 그림책을 그린다는 것, 아이의 눈높이로 그린 그림으로 어른을 사로잡아 버린 그의 솜씨에 나는 반해버렸다. 역시 그림책의 그림에는 왕도가 없구나! 언제나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표현으로 창조되는 그림책의 세계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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