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잃어버린 강아지 ㅣ 파랑새 그림책 36
난 그레고리 글, 론 라이트번 그림, 김세희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4월
평점 :
아마도 다운증후군인 듯 보이는 신디가 오갈 데 없는 버려진 강아지를 만나 돌보기로 마음먹는다. 역시나 문제가 생기고 (함께 사는 정상인들은 신디의 오갈 데 없는 강아지로 하여 귀찮은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강아지를 뺏기는 신디.
하지만 호스피스로 일하고 있는 병동의, 죽어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신디는 어렵게 어렵게 강아지를 찾고 거기에서 기르는 것을 양해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유받는다. 신디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죽어가는, 스스로도 커다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다.
신디는, 이 세상에서는 마치 고적한 섬과 같다. 다른 정상인들 속에서 홀로임을 느끼게 하는 장애를 가진 신디와 아마도 버림받은 듯한 강아지의 만남. 신디는 마치 자신을 보듯 강아지를 보았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글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해주는 그림. 거친 입자의 종이 위에 부드러운 색조의 색연필 그림은 시종 애잔한 느낌을 주는 글의 내용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장애인, 버려진 강아지,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삶의 이런 면을 철저히 외면하고 살아가는 듯한 일상의 사람들.
대부분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한 다른 면을 외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 아련하게 마음을 휘저어놓는 그림까지, 책장을 덮고는 한동안 침묵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